국책은행들이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전망 하향조정 등 북핵사태 여파로 해외차입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외화차입을 한시 중단하고 외화자산을 동결할 방침이다. 시중은행들은 "시장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에 대비, 여유자금을 활용하는 등의 비상대응 계획을 마련중이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무디스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치에 따라 북핵사태로 야기된 대외시장 불안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 자체 컨틴전시플랜(Contingency Plan)에 따라 외화자산 규모를 동결할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이에 따라 시장상황이 특별히 개선되지 않는 한 외화차입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며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외화자산을 감축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MF 사태를 맞을 때처럼 아무런 대책없이 차입금리만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기는 곤란하다"며 "컨틴전시 플랜의 초기단계로 우선 외화자산을 동결키로 했으며 시장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올해초 10억∼15억 달러의 외화차입 계획을 세워놓았다. 산업은행은 무디스 하향조치에 따른 차입가산금리 상승으로 해외차입 여건이 악화됨에 따라 외화차입을 자제, 외화자산 규모를 늘리지 않을 방침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미 지난달 글로벌 본드 5억 달러 발행으로 유동성이 충분한데다 현재로서는 시장상황이 좋지않아 당분간 외화차입에 나서지 않기로 했다"며 "자체적으로 단계별 비상대응방안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상황이 개선되는 대로 올해초 계획(40억달러)한 외화차입에 나설 방침이다. 시중은행들은 당장 외화차입 여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시장상황 악화에 대비한 대응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북핵사태에 따른 시장상황 악화가 `일시적인 이벤트'일 것으로 보면서도 문제의 장기화에 대비, `정기예치금' 등 여유자금을 전환해 사용하거나 차입시기를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민은행 고위관계자는 "외화차입과 관련해 특별한 현안이 없으며 시장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해 외화차입에 나서지 않을 계획임을 시사했다. 증시 관계자들은 국민은행이 올해초 10억∼15억 달러를 차입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7억 달러 가량의 외화를 차입할 외환은행은 우선 시장상황을 지켜볼 계획이나 차입여건이 더 악화될 경우에 대비해 외화자산 동결 등의 대응조치를 세워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당장은 시장여건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북핵문제가 장기화되면 차입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최윤정기자 merciel@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