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 크루거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11일 "북한 핵문제 등에 따라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한국 경제는 건강한 상태며 성장잠재력도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크루거 부총재는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개원 10주년 기념 국제회의에서 "IMF는 올해 한국 경제가 5%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과거 5년 동안의 경제정책과 관련, "금융제도 개선과정 등에서 나타난 정책의 기본방향은 매우 바람직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해야만 국가 위험도를 계속 낮게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크루거 부총재는 또 이라크 사태에 대해 "미국과 이라크 전쟁이 단기간에 끝난다면 세계경제와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도 크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경상수지가 적자를 나타내는 것은 미국에 투자하려는 자본이 여전히 많다는 측면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경상수지 적자를 미국경제의 취약성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계 경제가 미국 경제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점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크루거 부총재는 "현재의 세계 경제는 미국이라는 한 개의 기관차가 끌고 가는 기차와 같다"며 "유럽이나 일본이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엔진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