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이 현실화되면서 중동지역 플랜트 및 건설공사가 전면 중단 또는 지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신규 발주도 중단될 것으로 보여 중공업 건설업체 등이 전쟁의 '직격탄'을 맞게 될 전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이라크 전쟁 발발시 올해 중동지역에서 발주될 것으로 기대해온 50억달러 규모의 담수발전 프로젝트가 전면 중단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담수화설비 업체인 이 회사는 현재 수주잔고가 6조7천억원에 불과,올해 추가 수주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장가동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라크 접경지역 국가들의 올해 담수발전 프로젝트 발주 예정액만 25억달러(6건)에 달해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최대 피해자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담수화 설비프로젝트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일부 등 전세계적으로 10개국 안팎에서만 발주가 이뤄져 대체시장을 찾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SK증권의 조주형 연구원은 "지난해 4·4분기 두산중공업의 수주액이 1천5백억원 수준에 불과한데다 중동지역 정세불안에 따른 발주시기 지연으로 올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디. 현대중공업도 전쟁 발발시 현재 카타르에서 진행 중인 2억달러 규모의 해양원유시추설비(플랫폼) 설치작업이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작업현장이 해상이어서 전쟁시 즉각 인근 안전지역으로 철수해야 한다"며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감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LG건설도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이란 최대 국책사업인 사우스판 가스전 개발공사의 연기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16억달러(2조1천억원) 규모의 이란 최대 국책 사업인 이 공사는 이란 남서부 아살루에 연안 1백㎞가 사업지역이다. LG측은 지난해 12월부터 현장조사와 설계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전쟁 발발 시점이 늦어지거나 전쟁이 6개월 이상 길어지면 착공시기 연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