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금속 산업이 수출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귀금속 유행을 이끌고 있는 패션주얼리가 수출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으면서 귀금속 수출이 크게 늘고 있다. 중저가이면서도 뛰어난 세공기술로 해외바이어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전만해도 연간 4천만달러 안팎에 불과했던 수출이 지난해에는 무려 9배나 증가한 3억7천만달러(추정치)를 달성하면서 수출주력산업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귀금속업계는 최근 조세감면규제법 개정으로 금지금(골드바)에 대한 부가세가 오는 7월1일부터 면제됨에 따라 귀금속산업이 한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환위기가 수출 기회로=귀금속 업계는 외환위기가 닥치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국내 시장이 급격히 위축돼 매출이 뚝 끊기자 미국 홍콩 중동 등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외환위기 전 연간 4천만달러 안팎이었던 수출이 외환위기 이후 첫해인 98년 2억달러로 뛰어올랐다. 2000년 3억2천만달러,2001년 3억6천5백만달러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2001년보다 5백만달러가량 늘었다. 손한웅 귀금속가공조합연합회 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국제전시회에 참가하는 등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한 것이 귀금속을 수출산업의 한축으로 자리잡게 했다"고 말했다. 수출국가도 초기 미국 중심에서 홍콩 아랍에미리트 브라질 독일 호주 중국 터키 등지로 확대되고 있다. ◆패션주얼리로 승부=국내 귀금속 업체들의 수출 확대는 외환위기 때 주력제품을 예물 귀금속에서 패션주얼리로 발빠르게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귀금속에 패션감각을 넣어 젊은층을 대상으로 공략한 것이 성공비결이다. 게다가 뛰어난 세공기술과 디자인까지 겸비해 해외시장에서까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손재주가 좋아 세공기술이 뛰어납니다.디자인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습니다."(배익한 미꼬쥬얼리 대표) 박은숙 시스템주얼리디자인연구소 대표는 "이미 미국시장에서 한국 패션주얼리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이 이탈리아제품을 바짝 추격할 정도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주얼리의 패션화는 '주얼리 프랜차이즈'라는 새로운 형태의 유통문화를 만들고 있다. 2년 전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주얼리 프랜차이즈가 골드클릭 미니골드 주얼리아 줄리엣 등 20여개에 이른다. ◆생산기지 해외로 이전=30여개 업체가 중국 등 해외에 진출했다. 완제품이 아닌 원석을 가공해 국내로 들여오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김현수 귀금속가공조합연합회 전무는 "그러나 최근 들어 완제품 생산공장을 해외에 세우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제이주얼리는 카자흐스탄에 진출,올초부터 주얼리 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9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생산된 완제품은 모두 미국에 수출한다. 이 회사 박준길 대표는 "현지공장에서 지난해 2백만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는 1천만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멕스 제노피아 극동보석 등도 초기의 원석가공 단계에서 점차 완제품 생산으로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