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상반기중 95조원이상의 재정을 집중 투입해 경기침체를 떠받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 고위관계자는 5일 "세계 경제여건 변화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돼 국내 경제성장이 탄력성을 잃을 것으로 판단되면 재정을 신속하게 투입해 경기침체에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현재로서는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라크전쟁 발발 지연으로 세계경제의 불확성이 제거되지 않아 소비심리가 당초 예상보다 위축되고 있다"며 "재정의 조기집행은 소비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 재정의 52%에 해당하는 95조원을 6월이전까지 투입하기로 하고 중앙 및 지방자치단체 등과 원활한 재정지출을 위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특히 재정의 집행이 지자체를 통해 개인 등 각 경제주체들에게 신속하게 흘러들어가 가처분소득화할 수 있도록 기획예산처를 중심으로 '재정집행 활성화대책반'을 구성, 재정집행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기로 했다. 정부는 95조원의 재정으로 경기를 떠받치는 데 부족하고 일시적으로 세입이 모자랄 경우 이미 국회 동의를 받아 놓은 5조원의 재정증권을 발행,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경기침체가 예상밖으로 가속화하는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 하반기중 투입할 나머지 재정 가운데 일부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검토중이다. 정부는 현재 시중의 유동성이 비교적 풍부하고 금리 인하가 물가와 부동산가격 불안 등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 금리정책은 가급적 동원하지 않을 방침이다. 감세 등 세제차원의 대책 역시 현재와 같은 위축된 소비심리 상태에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수출 증가율이 한자릿수 안팎으로 떨어지게 되면 재정의 집중 투입 이외에 기업 설비투자 확대 및 수출 활성화 대책을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1월과 2월의 산업활동동향 등 각종 경제지표를 분석한뒤 기업의 설비투자 활성화 등를 위한 실질적 규제완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업들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가운데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확신을 갖지 못해 설비투자를 미루고 있다고 보고 새 정부 출범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각 경제단체를 통해 설비투자 심리 안정을 위한 설명회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ky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