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인터넷 접속이 보편화되면서 관련 기술표준인 Wi-Fi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무선 네트워킹 수요가 급신장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Wi-Fi 시장을 노리는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계의 진입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업계의 경쟁이 과거의 `골드러시' 열풍을 연상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무선 네트워킹 요금이 아직은 비싸며 해당 기업들이 수익 모델을 확보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따라서 Wi-Fi 시장이 본격적으로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워싱턴에서 컴퓨터 컨설팅일을 하는 크리스 버넌코는 "회사를 나와 일할 때 전자메일과 업무 지시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자주 스타벅스를 방문한다"면서 "커피를 즐기면서 일도 하니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다만 "소음이 많은 것이 흠"이라고 덧붙였다. 커피전문 체인점인 스타벅스처럼 무선 인터넷 접속 시스템을 갖춘 이른바 `핫스팟'이 전세계에 약 1만개소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이들은 그러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핫스팟을 설치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그 추세가 마치 예전의 골드러시를 연상케한다고 말했다. 먼저 차지하는게 임자라는 것이다. 첨단기술산업 전문 분석기관인 가트너의 켄 덜레니 부사장은 "지금으로서는 먼저 차지하는 것이 임자"라면서 그러나 "아직은 기본망을 까는 수준이기 때문에 어떻게 돈을 만질지는 생각되지 않고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가트너측은 미국의 무선 네트워킹 수요가 지난 2001년 17억달러이던 것이 오는 2007년까지 39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키 그룹은 북미의 Wi-Fi 시장이 오는 2007년까지 16억3천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저 규모도 그때까지 주로 기업인 중심으로 536만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의 Wi-Fi 기술은 반경 몇백미터에서 플러그인 카드를 사용하거나 자체 내장된 장치를 통해 무선으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802.11b가 표준기술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Wi-Fi 시장이 보편화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관련 기업이 이 비즈니스로 돈을 버는 것도 당분간은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이들은 현재 핫스팟이 구축되는 속도는 아시아가 가장 빠른데 반해 Wi-Fi 사용자는 북미 쪽이 가장 많다면서 문제는 요금이라고 입을 모았다. 유저들이 인터넷 무료 이용에 익숙한 상황에서 무선 인터넷 접속이 편리하기는 해도 적지않은 돈을 내야하는 상황에서는 주춤할 것이라는 얘기다. 한 예로 뉴욕의 브러이언트 공원에서는 무료로 연결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유료 서비스 제공도 많다. 컴퓨터 컨설팅을 하는 버넌트의 경우 무선 인터넷 이용을 위해 한달에 30달러의 기본 접속료를 내며 하루에 평균 10달러를 사용료로 지출한다. 정보통신 기업들의 Wi-Fi 시장 진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AT&T와 IBM 및 인텔은 지난해 12월 벤처기업인 코메타 네트웍스를 합작 출범시켰다. 목표는 미 전역에 2만개소의 핫스팟을 구축하는 것이다. 가트너측은 그러나 합작회사가 2007년이나 돼야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델도 Wi-Fi를 장착한 랩톱 컴퓨터를 출하하기 시작했으며 인텔의 경우 아예 Wi-Fi를 내장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곧 내놓을 계획이다. 이들 신제품은 번거롭게 플러그인 카드를 사용하지 않았도 됨이 물론이다. 인텔의 돈 맥도날드는 "미국에서 현재 랩톱 사용자의 20% 가량이 무선 인터넷을 쓴다"면서 "그 비율이 올해안에 30% 이상으로 높아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과거 휴대폰도 그랬듯이 기본 네트워크가 깔려서 확산에 가속이 붙기까지는 몇 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