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로 위축돼 가고 있는 국내 섬유산업계에서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충주에 본사를 둔 중소면방업체 가희(대표 경세호)다. 지난 86년 설립된 이 회사는 면사 혼방사 등 옷감을 짜는 데 들어가는 원사를 생산한다. 이 회사는 다품종 생산을 하지 않고 면사 생산에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의 주력상품인 코마사의 경우 국제품질등급에서 상위 20% 이내에 들 정도로 품질수준이 높다. 국내 거래처만 6백여개 업체에 달한다. 90년대 중반 이후 중국제 덤핑 원사가 유입되고 방적산업 전반의 채산성이 악화되는 가운데서도 가희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가희의 매출은 2001년 2백5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2백80억원(순이익 10억원)으로 12% 늘었다. 올해 매출 목표는 3백8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같은 성장은 경세호 대표의 '섬유산업의 첨단화' 철학이 큰 몫을 했다. "지난해 1백60억원을 투입해 충북 충주시에 제2방적 공장을 완공했습니다.스위스제 첨단 링(Ring:고급사)정방기를 설치해 7월부터 가동했는데 면사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회사는 월 2천고리(1고리=1백81.44㎞)를 생산하는 이 공장과 기존의 보통사용 정방기 설비공장에서 나오는 5천고리를 합쳐 총 월7천고리 규모의 원사 생산능력을 갖췄다. 완전 자동화 설비인 새 공장은 온라인으로 품질을 관리해 생산성도 높였다. 경 대표는 "생산설비와 연구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하면 중국과의 경쟁에서 앞설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이나 스위스 등의 샘플을 직접 수집해 벤치마킹하는 등 제품 고급화에 힘썼다"며 "이런 노력에 힘입어 국내 최초로 독일 쉘라포스트사로부터 '벨코로(BELCORO)'품질인증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