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삼성, LG, SK, 현대차 등 주요그룹들의 사장단.임원 인사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세대교체라는 원칙에 충실하면서도 일부는 '실적보상'을 가미했다. 특히 현대차와 LG는 오너 지배체제 강화 양상이 두드러졌고 삼성과 LG는 최대 실적을 올리는데 기여한 임원들을 다수 승진시켜 실적에 따른 성과보상이 이뤄졌다. ◆세대교체 본격화 = 삼성은 사장단 인사에서 50대 후반의 고참 사장을 퇴진시키고 50대 초반을 대거 사장으로 등용한데 이어 임원진 임사에서도 젊고 참신한 인물들을 기용했다. 이에 따라 삼성의 전체 임원진중 40대의 비율은 작년 59%에서 올해는 67%로 대폭높아졌다. 현대자동차는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장인 정순원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정 회장 아들인 정의선 상무를 현대.기아차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사장단과 임원 9명을 승진시켜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SK는 신규 임원 49명의 평균연령이 44세로 차세대 리더 육성을 선언했으며, 한화도 그룹 운영위를 만들어 원로들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하고 임원급 승진자 63명중 45명을 부장에서 상무보로 갓 승진한 임원들로 채웠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초점 = 삼성은 양인모 부회장, 이석재 사장 등 해외파 인사를 대거 승진대열에 전진배치함으로써 중국을 비롯해 인도, 독립국가연합 등의 전략지역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임원인사에서도 작년에 이어 올해 외국인을 임원으로 선임하고 해외에서 발굴한 핵심인력에게 자리를 내줬으며 해외부분 근무자들도 승진에서 배려했다. SK의 인사는 글로벌 미래경영목표(To be Model)를 수립한 CEO가 책임지고 이를 달성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LG는 해외에서 최대 실적을 올린 김쌍수사장과 우남균 부사장을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끌어올려 책임경영을 강조했다. ◆친정체제 강화 = 삼성은 이재용 상무보를 상무로 승진시켜 경영핵심을 향해한걸음 더 전진시켰다. 또 이건희 삼성 회장의 둘째딸 서현씨의 남편 김재열 제일기획 상무보는 서현씨가 근무하는 제일모직으로 자리를 이동, 친정체제를 강화했다. 현대차는 정순원 부사장을 비롯해 정 회장의 아들 정의선 전무, 조카 정일선 전무, 둘째 사위 정태영 전무, 셋째 사위 신성재 전무를 모두 승진시켰다. LG는 구태회 창업고문의 장남 구자홍 LG전자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시키고 허씨 가문의 수장격인 허창수 회장이 이끄는 LG건설의 허명수 상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구.허씨 지배체제를 강화했다. 한화는 원로들의 2선 후퇴가 김승연 회장의 친정체제 강화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됐다. ◆실적에 따른 성과보상 = 올해 매출액 137조원, 세전이익 15조원의 사상 최대이익을 낸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실적이 좋은 주력사에 서 승진자를 주로 배출했고 이 회사들의 CEO들이 대부분 유임됐다. 또 삼성은 임원인사에서도 사상최대인 363명의 `승진잔치'를 벌였다. 역시 역대 최고의 실적을 낸 LG도 승진한 김쌍수 부회장, 우남균 사장 외에 좋은 성적을 낸 정보통신부문에서 배재훈 상무 등 10명, LG필립스LCD 5명, 중국에서 7명이 대거 승진 혜택을 받아 성과를 보상받았다. ◆불확실성 대비 안정경영 의지 = 대기업들은 간판급 최고경영자들을 대거 유임시키는 등 승진 폭을 최대한 자제했다. 삼성은 특히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학수 구조조정본부 실장(사장)을 유임시켜 정권교체 등 외부환경 변화에 대비한 경영안정 의지를 드러냈다. LG의 임원승진은 지난해초의 110명과 비슷한 수준이며, SK도 지난해 신규 임원 60명을 비롯한 77명 승진인사에 비하면 인사폭이 줄었다. 이는 이라크전쟁, 북핵문제, 경기회복 지연 등 불확실성이 갈수록 증대되는데 따라 미래를 대비한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 신삼호 권혁창기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