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뒤면 곧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다. 명절 때면 TV는 고운 한복을 입은 출연자들로 가득찬다. 분홍 혹은 연두색 마고자를 입은 남자들의 모습은 보기 좋다.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기껏 장만했다 겨우 한두번 입고 장롱 속에 넣어 두는 수가 많다. 여자 한복 역시 같은 걸 세번 이상 입기 어렵다. 갖고 싶은 마음에 비싼 돈 주고 샀다가 묵히는 것은 파티용 드레스, 미끄럼틀 같은 아동용품도 비슷하다. 파티용 드레스는 1년에 한두번 입을까 말까 하고 아동용품 역시 금방 필요 없어지기 때문이다. 장난감이나 아동용품의 경우 "그래도 내 아이 건데" 싶어 사들이면 돈도 돈이지만 짐이 늘어난다. 이런 경우에 대비해 생겨난게 '대여 서비스'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목돈을 안들여도 되고 필요 없어졌을 때 처분하느라 애쓰지 않아도 된다. 경제성과 편리함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품목은 한복과 파티용 드레스 장난감 컴퓨터 캠코더까지 다양하다. 한복은 원단과 바느질에 따라 맵시가 차이나는 만큼 좋은 걸 맞추자면 값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빌리면 맞춤복의 20% 이하 값으로 괜찮은 걸 고를 수 있다. 황금바늘(02-717-3131), 한복빌리지(02-516-5666) 등에서 빌려 주는데 2박3일 기준으로 옥사 등 실크 재질은 9만~12만원, 명주.숙고사 등은 13만~20만원이고 당의나 대례복 등은 2만~5만원 비싸다. 남자용은 8만~10만원, 두루마기는 10만원 정도다. 드레스나 정장을 대여하는 곳도 있다. 온라인 업체 비비드21(www.vivid21.co.kr)에서 회원제로 운영하는데 연회비 1백만원을 내면 무제한 빌려 입을 수 있고, 50만원이면 주 1회 가능하다. 장난감과 아동용품 대여 역시 회원제가 일반적이다. 아이코코(www.ikoko.co.kr) 등에 회원 가입비와 월 회비를 내면 장난감과 함께 아기침대 유모차 보행기 등을 1.3.5개월 단위로 빌려준다. 대여료는 제조업체 기간 제작연도 등에 따라 다른데 유모차는 한달에 2만원이지만 5개월엔 5만원, 자동그네.식탁의자는 한 달 2만원, 5개월 6만원 식이다. 아동용품을 빌릴 때는 브랜드와 품질을 확인하고, 배송료.반납조건을 살피고, 부서지거나 고장났을 때의 책임조항을 꼼꼼하게 파악해 둬야 한다. 장난감의 경우 서울시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 있는 '녹색 장난감도서관'(02-753-0222~3)에 들르면 무료다. 자동차 인형의집 로봇 등 3천5백종을 갖추고 2개까지 열흘간 빌려 준다. 월~금요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6시30분(겨울에는 오후5시30분)까지 운영한다. 어린이책이나 비디오를 대여해 주는 곳도 있다. 책은 1만원의 가입비를 내고 매월 8천~1만원을 내면 매주 4권 정도 집으로 갖다주고 비디오도 비슷하다. 종류와 품질을 살피고 아이의 학습량 또한 감안해야 한다. 아이들이 읽거나 보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주변기기, 잔치 때 사용할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노래방기기 등도 대여 가능한 품목. '렌탈엔조이'(rentalenjoy.com) 같은 임대사이트에서 빌릴 수 있다. 노래방기기는 하루 16만5천원. 소니 F707 캠코더는 4만4천원, 40호짜리 풍경화는 한 달에 4만7천3백원 정도다. 펜티엄III급 컴퓨터 한 달 18만원, 두 달 30여만원. 노트북은 3일에 12만~15만원, 한 달 50만원 정도 받는데 사무용품은 운송비를 부담해야 하는 수가 많다. 온라인으로 신청할 때는 사양이 정확히 기재된 신청서를 출력한 다음 배달받은 즉시 신청한 것과 같은지 비교해 보는 자세가 필수다. <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