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의 수파차이 파닛팍디 신임사무총장은 8일 회원국들이 도하개발아젠다(DDA) 이전에 체결된 협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향후 협상도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수파차이 사무총장은 이날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에서 1천여명의 세계 각국 기업체 중역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재계 정상회의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이같이 주장하고 특히 선진국들이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세계 경제에 큰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파차이 사무총장은 "(약속 이행의)결과가 그 정도라면 아예 그것에 대해 말하고 싶지도 않다. 이는 144개 전체 회원국들의 총체적 실패가 될 수도 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회원국들이 지난달 의약품 특허권 관련 협상에 실패한 사실을 예로 들면서많은 개도국들은 에이즈와 결핵 치료제를 값싸게 수입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전제 하에 도입된 특허권 유예제도에 대한 선진국들의 반대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당수 개도국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런 류의 협상 이행에 합의하지 않는 한 도하개발아젠다 협상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WTO 회원국들은 지난해 9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무역장관 회담에서 이전 라운드에서 체결된 협정의 이행 시한을 각 부문별로 못박고 향후 새로운 라운드의 협상에 돌입하기로 합의했으며, 이에 따라 이른바 도하 라운드가 출범했다. 태국 상업장관 출신인 수파차이 사무총장은 회원국들이 오는 2005년 1월까지 모두 마무리짓기로 한 과거 라운드의 협정 이행 시한을 분명히 준수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런 전제 하에서만 오는 9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무역회담이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이데라바드 A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