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는 8일 올해 미.이라크전쟁 가능성과 북핵 문제 등으로 세계정세가 불안한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의 동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세계경제 견인차로서 미국의 지위가 약화되고 중국 경제력의 확산이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3년 해외 10대 트렌드' 자료를 통해 ▲국제정세 불안지속▲세계경제 견인차로서 미국의 지위 약화 ▲유럽과 중국경제력의 확대 ▲반세계화움직임 확산 등을 올해의 주요 트렌드로 제시했다. 세계경제는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작년보다는 다소 개선돼 2.5%내외의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2%대 후반, 유로지역은 2% 내외, 일본은 플러스 성장을 할 것으로 각각예상했다. 연구소는 이라크전쟁과 북핵 문제 등으로 국제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원유와 금,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등 국제원자재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금 등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자금의 이동이나 국별 포트폴리오 변동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경제는 완만한 회복을 지속하겠지만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6%,경상수지 적자는 GDP의 5%까지 확대되는 등 쌍둥이 적자로 인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지위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자본의 미국유입 감소와 유럽자본의 미국 이탈로 유로화는 연내 1.1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유로화 강세로 유럽연합(EU) 각국은 경제개혁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올해도 8% 전후의 고성장을 지속하면서 단순한 `생산입지'에서`세계의 R&D(연구개발) 중심'을 지향하는 가운데 중국상품은 노동집약적 제품 외에정보기술(IT) 등 첨단제품도 선진국 시장에서 선전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화가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이 약화되고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경우 중동달러가 미국과 영국 등 반아랍지역에서 일부 유럽국가 등 친아랍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소는 국제자본의 안전자산 추구와 단기 부동화 과정에서 일부 신흥시장이흔들릴 가능성이 있으며 아르헨티나,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시장의 불안이일부 동유럽과 동남아 등으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했다. 작년에 시작된 세계무역기구(WTO)의 도하개발의제(DDA)협상이 본 국면에 진입하겠지만 농업, 환경, 개도국 우대조치 등에서 합의 도출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박번순 수석연구원은 "미국 주도의 세계화가 올해도 계속되는 가운데 반미 및반세계화 정서가 더욱 거세지고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대표기업들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