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아시아 경제의 최대 악재는 북핵 사태를 둘러싼 정치적 긴장 고조가 아니라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 따른 수출 경쟁력 하락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의 윌리엄 페섹 경제 전문 칼럼니스트는 6일 `통화-아시아의 또 다른 전쟁(Currencies-Asia's Other Potential War)'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최근 이어지고 있는 달러화 하락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페섹은 미국 달러화가 지난해 일본 엔화에 대해 11%나 급락했으나 올 들어서도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감과 이라크와의 전쟁 가능성, 북미간 긴장 고조 등으로 인해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달러화 하락은 아시아 국가들로서는 역내 증시 및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유입과 유가 상승에 대한 완충 역할 등 일정 부분에서 호재가 될 수 있으나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수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동아시아 국가들은 달러화 하락 저지가 경기 회복에 필수불가결하다고 지적하고 최근 한국과 일본 정부가 달러화 약세를 막기 위해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페섹은 그러나 한국과 일본 정부가 언제라도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는 있으나 이같은 노력은 별로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며 달러화 약세는 결국 역내 수출업체들에게 타격을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 블룸버그=연합뉴스)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