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의 역사가 오래된 미국에서 벤처캐피털리스트(심사역)들은 최고의 전문직으로 꼽힌다. 연봉도 이들의 위상에 걸맞게 최고 수준이다. 미국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의 연봉은 미국인 평균 연봉의 7배를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CNN이 올초 직업별 평균 연봉을 조사한 결과 벤처캐피털리스트의 평균 연봉은 22만2천달러로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의사와 변호사는 각각 14만4천달러와 8만9천달러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한국의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의 연봉은 얼마가 될까. 공식적으로 집계된 자료가 없지만 평균 연봉은 은행 증권 등 금융업계 종사자 수준이다. 국내 대형벤처캐피털의 이사급 심사역 연봉이 약 1억원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이후 "벤처열기"가 식고 벤처캐피털들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국내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의 평균연봉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 투자회수에 따른 인센티브(성과급)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미국과 한국 벤처캐피털리스트의 연봉차이는 경력에서 비롯된다. 미국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대부분 기업경영 금융 마케팅 기술등 전문분야에서 충분한 경력을 가진 이들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을 금융가(Financer)가 아닌 기업가(Entrepreneur)라고 부른다. 미국 최고 벤처캐피털인 클라이너퍼킨스(KP)의 경우 20년이상 벤처캐피털리스트 경력을 가진 파트너만 최소 3명이상이다. 톱클래스인 오크인벤스트먼트파트너스의 경우 파트너들의 평균 경력이 17년이나 된다. 국내 벤처업계에서는 10년이상의 투자경력을 가진 캐피털리스트들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미국 벤처캐피털리스트들은 경력에 걸맞게 대부분 회사의 파트너자격으로 경영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회사의 수익이 생기면 함께 배분하는 구조다. 국내 벤처캐피털들은 상당수가 파트너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은 투자효율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미국벤처캐피털에 비해 인센티브제도도 열악한 수준이다. 따라서 회사에 수천배의 수익률을 안겨준 "스타"와 그렇지 못한 심사역간 연봉차이가 크지 않는 편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