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서를 보면 당신은 영업에 소질이 없어 보이네요.전공을 살리는게 더 좋을듯한데 뭣하러 이곳에 지원했습니까." 지난달 치러진 한국얀센의 영업사원 면접시험은 이처럼 당혹스런 질문으로 시작됐다. 정신과 전문의까지 면접관으로 참여해 곤란한 질문을 퍼부어댄 뒤 위기대처 능력,순발력,창의력 등을 평가하는 이른바 "압박면접"이다. 기업들은 수험자의 일반 상식과 지식 수준이 높아 기존의 선발방식으로는 우수 인력을 골라내기 어려워지자 예측가능한 질문보다는 개인의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는 내용으로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SK그룹이 최근 계열사별로 실시한 면접에서는 "3차 대전이 일어나 10명만 살아남는데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선 7명만이 과학자가 개발한 캡슐로 들어가야 한다.현재 변호사와 그 아내,대학 1학년 여대생,프로축구 선수,소설가,지성파 여배우,과학자,경찰,목사,유학생 등 10명이 있는데 당신이 결정권자라면 어떻게 하겠는가","한라산이나 백두산을 옮긴다면 시간과 비용이 얼마나 걸리겠는가"등 다소 황당하다 싶은 질문을 던졌다. 동부제강 면접에서는 "사막이나 극지방을 여행하는데 필요한 3가지는","면접을 위한 성형수술을 한다면 어느 부위를 할 것인가","서울시내 주유소는 몇개나 있고,그 근거는?","1억원이 생기면 무엇을 하겠는가","빨래가 마르는 이유를 열역학적으로 설명하면"등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많았다. 삼성은 입사자들이 낸 자기소개서를 바탕으로 즉석에서 "활달하고 수다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1분동안 면접관을 웃겨보라"는 등 돌발적인 주문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