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단일화폐 유로를 쓰는 나라에서 소액권 발행 필요성이 제기돼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를 검토중이다. ECB는 유로권 국가들 사이에 소액 지폐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1 유로나 2 유로 짜리 지폐 발행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만프레드 쾨르버 대변인이 13일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ECB 관계자들이 금년 1월1일자로 유로 도입을 준비하면서 화폐발행과 관련, "여러해에 걸쳐 주고받은 의견들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지금은 "유로 소액권 발행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유로 소액권 발행 필요성은 유로를 쓰기 전 국내에서 소액 화폐를 유통시켰던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등에 의해 최근 제기됐다. 이탈리아에서는 0.52 유로(0.53달러)에 해당되는 1천리라 짜리 지폐를 갖고 있었고 오스트리아에서도 1.46유로(1.49달러)의 가치를 갖는 20실링 짜리 소액권이 유통됐었다. 현재 유로권 12개국에서 통용되는 최소액권은 5유로(5.10달러)짜리다. ECB 집행이사회의 이사인 클라우스 리브쉬어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20실링 짜리 지폐가 꽤 요긴하게 쓰였던 시절을회고하면서 유로 소액권 발행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20실링 짜리 지폐는 팁을 주거나 교회에 헌금을 내는데 쓰였다"며 "같은액면가의 동전도 있었지만 이러한 용도로 이 동전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벨기에 중앙은행의 가이 콰덴 총재도 타당성 조사가 이뤄진다면 소액권 발행을지지하는 쪽에 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로 소액 지폐를 새로 찍는데는 비용문제가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동전은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지폐는 2∼3년이 지나면 닳기 때문이다. 또 유로권 국가 재무당국의 입장에서도 현재 유로화 동전 제조로 수입을 올리고있는 마당에 지폐 발행을 달가워할리 없다는 분석이다. (프랑크푸르트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