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가 어느 해보다 썰렁한 연말을 맞을 전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와 LG칼텍스정유, 에쓰-오일, 인천정유 등 대부분의 정유사들은 갈수록 심화되는 출혈경쟁에 따른 영업실적 악화로 올해 말에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58% 감소한 SK㈜의 경우 계절적 특성상 석유소비가 많은 기간인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다소 호전되겠지만 전체적으로큰 반전은 기대하기 어려워 수익에 따른 성과급 지급이 없을 전망이다. LG칼텍스정유 역시 상반기 환차익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이어 소폭 흑자가 예상되지만 겨우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 정도여서 별도의 성과급 지급은 계획하고있지 않다. 에쓰-오일도 올 연말 성과급 지급 계획이 없으며 법정관리중인 인천정유 역시성과급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작년과 재작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강도높은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의 영향으로 3년만에 처음 소폭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큰 성과급을 기대할 수준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에서는 최근 유일한 희망으로 여겨졌던 원유관세 인하 노력마저 무산되자 내년도 사업전망도 호전될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우울한 분위기가 팽배해있다. SK㈜ 관계자는 "전자와 이동통신 등 '잘 나가는' 업종에서는 연말이면 성과급잔치가 벌어지지만 갈수록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정유업계에서는 성과급이란 말조차 생소하다"면서 "어느 해보다 우울한 연말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