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 매각을 둘러싸고 정부와 노조가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을 향한 외길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는 9일 저녁 전국 각 지점 단위로 파업 결의대회를 갖고 총파업 투쟁일정에 대한 막바지 점검을 하고 10일 저녁 파업전야제를 가진 뒤 11일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연말 금융혼란 우려=노조가 전면 파업을 강행할 경우 조흥은행과 거래하는 개인이나 기업고객에 피해가 우려된다. 개인고객의 대출,송금,공과금 납부,환전 등이 제약되고 어음결제나 수출환어음 매입 등의 기업금융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특히 전산시스템 가동이 중단될 경우 타행과의 전산거래 업무 일체가 중단돼 금융권에 일대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기업들의 자금결제수요가 많은 연말이라는 점에서 피해규모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계 관계자는 "조흥은행은 서울지방법원 등 전국 28개 법원과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이대목동병원 한양대병원 국립암센터 등의 입점 은행"이라며 "외부 계약인력을 동원해 영업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고객들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객 대응 요령=조흥은행은 파업에 대비,계약직과 비노조원을 동원해 지역별로 거점점포를 운영하고 다른 은행 창구를 통해서도 예금 입·출금 등 기본적인 금융거래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대책도 조흥은행 전산망이 다운되면 모두 허사로 돌아간다. 사정이 이런만큼 가까운 시일 내에 예금인출이 꼭 필요한 조흥은행 고객은 예금을 다른 은행으로 옮겨놓는 게 좋다. 다만 이자 손해가 없는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자유롭게 옮겨도 되지만 정기예금이나 적금 등 만기가 있는 예금은 이자 손해를 계산해보고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 대출이 필요한 사람도 다른 은행을 찾아가는 게 안전하다. 은행측이 거점점포를 연다고 해도 인력이 부족해 절차가 복잡한 업무는 현실적으로 진행시키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어음교환이나 신용장 개설 등이 필요할 경우 본점 영업부를 찾아가 상의하는 게 일을 가장 빨리 처리할 수 있는 길이다. 유병연?김인식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