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인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이 빠르면 내주초 파산보호를 신청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최악의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미 항공수송안정위원회(ATSB)는 5일(이하 현지시간) 유나이티드항공 지주회사인UAL이 신청한 18억달러의 정부 대출보증을 기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유나이티드가유예 기간이 끝남에 따라 내주 상환해야하는 9억2천만달러의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사실상 불가능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위원회가 유나이티드의 회생안을수용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유나이티드가 내주초 파산 보호를 신청하게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나이티드가 파산 보호를 신청할 경우 8만명이 이르는 직원의 대대적인 감원과보유 항공기 감축이 불가피하다. 미 정부가 9.11 테러 후유증으로부터 자국 항공사를 구제하기 위해 설치한 ATSB가 유나이티드에 대한 대출 보증을 거부함에 따라 유나이티드 주식은 이날 하루에 만가치가 무려 68% 떨어지면서 거래가 일시 중지됐다. 유나이티드 주식은 이날 4천500만주가 투매되면서 가격이 1달러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날 거래량은 평소의 10배가넘는 규모다. 이로써 유나이티드 주식은 올들어서만 93% 폭락했다. 유나티이트 주식의 55%는 직원들이 보유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로 가면 유나이티드 주식이 연내 휴지 조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ATSB는 성명에서 "UAL이 제출한 경영회생 방안이 재정적으로 불건전한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또 "비현실적으로 낙관적"이라고 비판했다. 위원회는 그러나 유나이티드가 파산 보호를 신청한 후 "새롭게 경영회생 방안을 제출할 경우 검토할 용의가있다"고 여지를 열어놨다. 그러나 이 경우 대대적인 감원과 운항축소 결정이 선행돼야 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유나이티드는 현재 하루 1천800회 가량 취항하고 있다. 위원회가 유나이티드의 경영회생책을 거부한 후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이 회사의 채무등급을 CCC에서 `디폴트 등급'인 D로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나이티드의 "파산보호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선언했다. ATSB의 지원 거부는 유나이티드 3대 노조의 하나인 정비사 노조가 앞서 마련된 노사 잠정합의에 대한 재투표를 연기한 가운데 나왔다. 조종사 노조는 회사가 경영 회생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향후 5년 6개월간 모두 52억달러의 임금을 축소하자고 제시한 내용을 1차 거부한 바 있다. 이 방안은 조종사와 승무원 노조들에 의해서는 이미 수용됐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ATSB가 유나이티드 회생 지원을 거부한데 대해 "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유에스 에어웨이스가 이미 9.11 테러의 후유증으로 파산 보호를 신청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제 유나이티드까지같은 운명에 처하게 된 것은 "테러 세력의 승리로 해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가 인사들은 유나이티드가 파산보호 상태에서 채무 가운데 15억달러 가량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해온 것으로 내다봤다. 정통한 소식통은 경제정보 전문 서비스인 블룸버그에 "유나이티드가 파산 보호를 신청하면 시티그룹과 JP 모건및 제너럴 일렉트릭 커머셜 파이낸스로부터 최고 20억달러를 기채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나이티드가 지난 호경기에 급료를 과다하게 인상하고 항공기도 무리하게 확보함으로써 비용이 경쟁사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이 경영난의 주요 원인이라면서 그간 2만6천명을 줄이고 취항 능력도 23% 축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유나이티드는 지난해 21억달러의 손실을 본데 이어 올해도25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유나이티드 노조가 대규모 감원을 우려해 파업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월가 인사들은 지난 80년대말 이스턴항공이 파산 보호를 신청한 후 노조가 파업하자 회사 문을 닫은 전례가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대대적인 파업은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들은 유나이티드의 경우 노조가 55%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점을 거듭 상기시켰다. (시카고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