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태(金東泰) 농림부장관은 2-3일 제네바소재 세계무역기구(WTO) 본부를 방문, 수파차이 파닛팍디 사무총장과 스튜어트 하빈슨 농업협상특별위원회 의장을 면담하고 도하개발아젠다(DDA) 농업협상에 대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김 장관은 2일오후(현지시간) 수파차이 사무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 농업의 어려운 현실과 우루과이라운드(UR) 합의를 바탕으로한 농정개혁 추진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점진적이고 신축적인" 농정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장관은 특히 DDA 농업협상과 관련해 농산물 수출국모임인 케언즈그룹 등이주장하는 "급격한 관세나 보조금 감축 제안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전달했다. 이에 대해 수파차이 사무총장은 "각 회원국이 너무 극단적인 주장을 하기 보다는 융통성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DDA 협상 전체의 균형을 고려해야한다"는 원칙적인 견해를 표시했다고 배석한 주제네바 대표부의 유병린 농무관은 전했다. 김 장관은 이어 3일 하빈슨 의장과의 면담에서 관세감축, 관세쿼타(TRQ) 증량,국내보조 감축, 농업의 비교역적 기능(NTC) 등에 관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하빈슨 의장이 오는 18일이전까지 145개 WTO 회원국들에 배포할 예정인 종합보고서에 적극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 11월 제4차 WTO 도하각료회의 당시 일반이사회 의장을 맡아 `뉴라운드'출범에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하빈슨 농업협상특위 의장은 지난 3월부터 진행된DDA 농업협상 결과를 정리한 종합보고서(Overview paper)을 작성할 계획이다. 하빈슨 의장은 종합보고서 작성에 대해 "내년 1월에 시작되는 농업협상에 촉매제가 될 수 있는 방향에서 지금까지 논의결과를 상세히 정리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협상이 지금까지와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각국이 서로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모색하겠다"고 말했다. WTO 회원국들은 하빈슨 의장의 종합보고서를 토대로 내년 1월22-24일 제네바에서 DDA 농업협상의 세부원칙(Modelity)을 정하기 위한 본격적인 절충에 착수할 예정이다. 내년 3월말까지 합의하도록 되어 있는 세부원칙에는 농업협상의 3대 핵심 골격인 관세, 국내보조, 수출보조 등에 관한 구체적인 감축비율과 방식이 포함되기 때문에 DDA 농업협상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각 회원국들은 이러한 세부원칙에 의거해 내년 9월 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되는제5차 WT0 각료회의전까지 분야별 이행계획서를 작성, 제출하도록 되어 있다. 김 장관이 국내의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재가를 받아제네바를 방문한 것은 세부원칙 작성에 모태가 될 수 있는 하빈슨 의장의 종합보고서 작성을 앞두고 DDA 농업협상에 대한 한국 정부의 확고하고 분명한 입장을 전달하는데 주목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파차이 사무총장이 지난 9월 2일 취임한 이후 한국 정부의 농업담당 각료급인사가 내방한 것은 대통령직속 농어촌특별대책위원장인 한갑수(韓甲洙)전 농림부장관에 이어 김 장관이 두번째이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