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하고 무거운 이미지 탓에 전형적인 `금녀의영역'으로 여겨져온 조선.중공업계에 때아닌 여성인력 유치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선발전형이 진행중인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서 여성인력을 전체의 20% 가량 뽑기로 내부계획을 세웠다. 이에 앞서 지난 8월에는 여성만을 대상으로 대졸신입사원 14명을 별도로 선발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회사의 경우 지난 2000년(입사년도 기준)에는 대졸공채 선발인원 158명 중 여성이 7명으로 4.4%에 그쳤지만 2001년 6.4%(18명/281명), 올해 15%(29명/193명) 등으로 최근 들어 해마다 여성 신입사원 채용비율을 높여왔다. 회사측이 이처럼 여성인력 채용비율을 높이는 것은 향후 기업경쟁력의 중요한요소 중 하나가 우수 여성 인력의 확보에 있다는 경영진의 판단 때문이다.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성과 창의력을 충분히 발휘한다면 남성 못지 않게 새로운기술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데다 중공업의 무거운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한 기업문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실제로 현재 진행중인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여성 지원자가 1천900명으로 전체(1만3천명)의 15% 정도를 차지했으며 이 중에는 석박사 학위소지자나 MBA, CPA 자격소지자, 토익 만점자 등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선발된 여성인력들은 남성 신입사원과 마찬가지로 생산직을 제외한 설계, 연구개발(R&D), 영업, 업무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 배치받게 된다. 삼성중공업의 경우도 매년 신입사원 중 여성비율이 4∼5%를 밑돌았으나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10% 수준으로 여성 선발 비율이 높아졌다. 대부분 이공계 엔지니어링 전공 출신 위주로 선발되는 조선.중공업체의 특성상여성 인력 풀 자체가 제한돼 있는 게 현실이긴 하지만 동시에 충분한 자격만 갖춰져있다면 여성에게도 점차 문호가 개방되는 추세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과 남성의 영역에 대한 구분이 점점 없어지는 추세가 조선.중공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며 "조선.중공업이 남성적 업종이라는 고정관념이 무너질 날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