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세계경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 총재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보다는 조금 둔화되겠지만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면서 "미.일.유럽의 경기가 모두 어려운 상황에 우리나라는 '우등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금융 구조조정과 기업개혁에 성공한데다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쌓아뒀고 중국경제가 연 7% 이상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는 덕택이라고 박 총재는 설명했다. 박 총재는 "내년에는 주가 상승률이 부동산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그렇다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금 금리가 내려가고 예대금리차가 더 벌어져야 한다"면서 "시장금리하락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예금유치 경쟁 때문에 예금금리가 지나치게 높게 고정돼있었고 예대금리차도 너무 적었다"고 지적했다. 내년 물가에 대해서는 "이라크 전쟁과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불안요인은 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 "오른다 해도 4% 이상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고 밝혔다. 최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연착륙하고 있으며 가계에 충격은 있지만 우리 경제가 충분히 견딜만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또 내년 금리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갑자기 오르지 않을 것이고 원.달러 환율도 경제성장세와 증시 선전에도 불구하고 경상수지 적자 우려가 맞물리면서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이와 함께 콜금리 인상에도 장기금리가 내리는 것은 기업들이 현금을 싸안고 있기 때문이며 내년에 설비투자가 이뤄지면 현금 수요가 늘면서 오를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