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형 차량과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의 미국 수출이 최근 몇년 사이에 크게 늘면서 소형차 중심으로 이뤄졌던 대미 자동차 수출 판도가 변화를 맞고 있다. 기술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은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값싸고 품질 좋은 `경제용 승용차'에 승부를 걸었던 지금까지의 대미 수출 전략을 고급화 전략으로 바꿨기때문이다. 3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98년도만 하더라도 대당 2만 달러안팎의 고부가가치 차량의 수출대수는 1만967대로 전체 수출대수 6만8천760대의 16%에 그쳤으나 ▲99년 18%(3만5천435대/19만3천대) ▲2000년 28%(8만196대/28만1천755대) ▲지난해 39%(13만5천418대/34만3천754대) 등으로 급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고부가가치 차량에 속하는 차량은 EF쏘나타, 대형인 그랜저 XG, SUV인 싼타페등으로 99년까지는 EF쏘나타만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었지만 2000년들어 그랜저XG와싼타페도 대미 수출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올들어서는 지난 10월말 현재 EF쏘나타와 그랜저XG, 싼타페가 미국으로 13만4천267대 수출돼 같은 기간의 전체 대미 수출대수 28만9천883대의 46%를 차지, 거의 절반에 달했다. 차종별로는 EF쏘나타, 그랜저XG도 점점 수출이 늘고 있는 가운데 싼타페의 경우2000년 1만8천790대에서 올해 6만4천99대로 3배 이상 크게 증가했다. FOB(본선인도가격) 기준으로 올해 10월까지 이들 고부가가치 차량의 수출액은 21억달러로 전체 대미 수출액 37억달러의 절반을 넘는 56.8%를 차지, `효자' 노릇을톡톡히 하고 있다. 몇 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대당 1만달러 미만의 소형차 위주로 이뤄졌던 대미 자동차 수출의 무게중심이 2만달러 안팎의 고부가가치 차량 쪽으로 점차 옮겨진 것은국내 기술향상이나 미국내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자동차 업체들이 `돈벌이'가 되는쪽으로 수출 다변화를 꾀해왔기 때문이다. 기아차도 99년까지 중형차 이상은 미국 시장에 아예 진입하지 못하다 2000년 이후에 옵티마와 카니발, 쏘렌토 등 중형차, SUV가 차례로 수출되기 시작해 이들 고부가가치 차량이 대미 자동차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4% ▲지난해 25%에달했고 올해 1-10월에는 42%로 비약적으로 뛰어올랐다. 수출액에서도 이들 차량의 수출액이 9억7천만 달러로 전체 18억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향상에 큰 효과가 있는 중대형 차량이나 SUV의 수출비중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머지 않아 한국이 소형차 위주의 자동차 수출국이란 말은 옛말이 될 것"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