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채권단들이 26일 발표된 채무재조정 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채권금융기관들은 도이체방크의 구조조정 권고안에 포함된 채무재조정안에 대해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하이닉스에 대해 충당금을 약 80%씩 쌓아놨기 때문에 출자전환에대한 큰 부담은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하이닉스가 2006년이면 정상화될 것이라는 확신은 없지만 지금 당장 쓰러뜨리는 것보다는 채무상환을 유예해주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하이닉스가 4년후면 채무상환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실사보고서 내용에 완전 동의하지는 않지만 충당금을 다 쌓아뒀기 때문에 지금 당장 쓰러뜨리는 것보다는 기대를 갖고 가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워낙 예측불허기 때문에 상환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어렵다"면서 "그러나 하이닉스가 내년 초면 현금부족에 처할 상황이어서 하이닉스가 당장 부도를 내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지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이번 채무재조정안은 마이크론 협상시 제시됐던 잔존법인에 대한 채무재조정 안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수용할 수 있다"면서 "채권단 운영위원회는 대부분 수용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채권단협의회에서 보다 자세한 설명을 들은 뒤에 입장을 결정하겠다"면서 반대는 하지 않았으나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투신권은 이번 구조조정안이 지난 4월 메모리부문 매각을 위한 채무재조정안 보다는 현실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채권회수율 등을 지켜봐야한다며 조건부 수용의사를 밝혔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채권 50%가량을 상각했기 때문에 이번 구조조정안에서 제시한 무담보채권 50% 주식전환이 크게 부담스럽지는 않다"면서 "지난번 정상화안 보다현실감이 있지만 하이닉스 정상화에 대한 확신은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잔존 채권에 대한 회수율과 주식전환의 법적인 문제, 고객 동의 등 많은 난제를 안고 있고 주채권은행의 설명 대로 이번 출자전환 등으로 하이닉스가 정상화된다는 확신이 선다면 좋지만 많은 의문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대투증권 관계자도 "도이체방크가 무담보채권 50%를 출자전환하는 등의 구조조정안을 냈으나 구체적인 조건이 문제다"며 "아울러 감자여부, 향후 하이닉스의 회사분할이나 매각 등에 대한 구체안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투신권은 현재 하이닉스의 부채 5조9천억원 가운데 1조3천억원가량을 떠안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