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05490]의 동남아시아 철강시장 공략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90년대 초.중반부터 합작법인 설립 방식으로 태국, 베트남 시장을 뚫은 포스코가 일부에서는 이미 투자비를 모두 회수하고 안정적 수익구조를 구축하는 등 가격,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현지시장에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태국 수도 방콕에서 남동쪽으로 약 190km에 위치한 라용주 마타풋공단내 시암유나이티드스틸. 포스코가 10%의 지분을 출자, 일본 신일본제철 및 태국 시암시멘트 등과 합작으로 설립한 이 회사는 지난 98년 11월 가동을 시작한 이래 연간 약 80만t의 냉연제품을 생산, 현지 자동차 및 가전업체 등에 공급하고 있다. 포스코는 연평균 5% 늘고 있는 태국 냉연제품 시장을 선점하고 태국 정부의 각종 수입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합작법인 형태로 시장에 뛰어들었다. 합작파트너로 신일본제철을 선택한 것은 두 회사의 국제적 인지도를 십분 활용하고 향후 동남아시장 진출을 확대할 경우 신일본제철과의 마찰 및 과당경쟁을 지양하자는 취지였다. 포스코를 대표해 시암유나이티드스틸 이사회에 참여중인 조성식 상무는 "앞으로10~15년간 아시아권에서 이만한 냉연 생산설비를 갖춘 철강사는 찾기 힘들 것"이라며 첨단 생산설비를 자랑한 뒤 "시설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 해부터 본격적으로 순이익을 시현, 흑자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반적인 시장규모나 체제로 볼 때 아직 태국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베트남에서의 투자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베트남의 경제수도로 불리는 호치민시에 위치한 포스비나(POSVINA). 베트남 남부철강공사와 50%씩 출자, 지난 92년 설립한 이 회사는 건자재로 쓰이는 아연도금강판과 컬러강판을 생산하는 데 포스코는 합작법인 설립 3년만인 95년출자금을 전액 회수하고 이후 `달콤한' 과실을 따먹고 있다. 낡은 주택 개조로 아연도금강판 수요가 폭증할 것을 예측하고 한-베트남 수교이전 시장에 뛰어든 포스코의 과감한 모험이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포스비나는 98년을 분기점으로 아연도금강판 시장이 과당경쟁체제로 전환되자고부가가치 제품인 컬러강판으로 눈을 돌려 올 6월 컬러강판 생산설비를 준공했다. 한철호 포스비나 부사장은 "과당경쟁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아연도금강판보다 고부가가치의 컬러강판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며 "컬러강판 시장 30% 점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노이에서 2시간여를 달리면 나오는 항구도시 하이퐁에 위치한 VPS 역시 지난 94년 일찌감치 건자재 수요 증가를 내다보고 포스코가 자회사인 포스틸과 함께 40%를 출자해 현지 업체들과 합작으로 설립한 철근, 선재 생산업체다. 99년부터 누계 흑자체제로 전환한 이 회사에서도 포스코는 연말까지 출자금의 절반 가까이 회수하고 4~5년 이내에 출자금을 전액 회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포스비나와 비슷하게 후발 현지업체의 `비상식적' 덤핑 공세가 부담이다. 김정규 VPS 사장은 "품질만큼은 자신있기 때문에 덤핑 공세를 충분히 이겨내리라고 믿지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에서 들여오는 원재료 빌릿을 자체 생산하는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중인 태국과 베트남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 `산업의 쌀' 철강재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포스코의 글로벌 경쟁력이 돋보인다. (방콕.호치민.하노이=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