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장거리 통신회사인 도이체텔레콤은 14일 새 최고경영자(CEO)에 카이 우베 리케(41) 이동통신 담당 이사를 임명했다고 이사회가 발표했다. 한스-디트리히 빈카우스 이사회 의장은 성명을 통해 "리케가 만장일치로 CEO에선임됐다"고 전하고 "그는 국제감각을 지향하는 경륜있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무선전화와 인터넷 부문 자회사인 T-모바일(옛 보이스스트림)을 맡아온 리케는 이에 따라 지난 7월 론 좀머 전 회장 퇴진 이후 임시로 회사를 맡아온 헬무트 질러CEO로부터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리케는 지난 7년 간 좀머 회장 재임 중 눈덩이처럼 불어난 642억유로(640억달러)의 부채를 경감하고 자산매각 등을 통해 적극적인 자구계획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안고 있다고 투자분석가들은 전망했다. 좀머 전 회장은 독일 총선 직전 주가 폭락과 채산성 악화 등 경영부실의 책임을 요구하는 정계의 압력을 받고 사임했다. 도이체텔레콤은 독일 연방정부가 43%의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다. 리케는 T-모바일 운영 책임자로서 미국 이동통신 업체 보이스스트림 인수를 포함한 좀머 전 회장의 성장추구 전략에 밀접히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도이체텔레콤의 새 선장이 된 리케 CEO가 구체적인 협상까지 거론된 자회사 T-모바일의 매각에 미온적일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도이체텔레콤은 T-모바일의 자산상각에 따라 3.4분기에 심각한 실적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본 AP.AFP=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