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가의 감원바람이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증권중개 전문회사인 UBS페인웨버가 오히려 증원을 결정,눈길을 끌고 있다. UBS페인웨버는 12일 "향후 1년간 5백∼7백명의 증권 브로커들을 채용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월가에 불어닥친 감원 한파로 과거보다 낮은 연봉을 주고도 유능한 증권 전문인력을 스카우트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조셉 그라노 UBS페인웨버 최고경영자(CEO)는 "증시가 나쁠 때 인재에 대한 투자를 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며 "훌륭한 직원들을 많이 채용할 수 있어 지금이 오히려 사업확장의 적기"라고 강조했다. 월가는 경쟁사인 메릴린치나 모건스탠리 등에서 해고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흡수,회사의 핵심 역량을 키우겠다는 그의 생각을 '이삭줍기 전략'이라며 높이 평가하고 있다. UBS페인웨버가 이처럼 증원에 나선 것은 지난 한햇동안 꾸준한 구조조정을 추진한 덕분이기도 하다. 지난 1년간 수익의 원천인 증권중개업 부문 인력은 그대로 남겨둔 채 경영지원 인력을 1천7백명 해고,인건비를 3% 줄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략은 자매사인 UBS워버그도 최근 적극 수용하고 있다. 투자은행인 UBS워버그는 3분기 중 직원들에 대한 특별상여금을 대폭 삭감,전분기 대비 13% 가량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고수익을 내는 경쟁회사의 직원들을 최대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2000년말 이후 2년동안 증권업계에서 해고된 사람은 3만2천2백87명으로 전체 증권사 직원의 8.8%에 달했다. 또 모건스탠리가 이날 6백80명의 감원을 발표하는 등 올 연말에만 1만명 이상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게 될 전망이다. 육동인 뉴욕특파원·유영석 기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