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 입주업체들이 하루 종일 발생하는 교통체증으로 물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단의 간선도로인 철산교에서 수출의 다리를 거쳐 공단오거리에 이르는 불과 1㎞ 남짓을 지나는 데 평일 출퇴근 시간의 경우 1시간씩 걸리기 일쑤다. 광명교나 하안교 등 인근 진입로를 이용할 때도 비슷하다. 이런 체증은 평일 낮에도 지속된다. 따라서 제품이나 원부자재의 배송이 늦어지는 것은 물론 출퇴근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산업단지로서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공단 내 차량소통이 이렇게 힘들어진 것은 아울렛,아파트형 공장 등이 늘어나면서 기존 도로가 포화상태에 달하고 있어서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는 지난해 총 7개의 아파트형 공장이 들어섰다. 이로써 아파트형 공장은 총 12곳으로 늘었다. 이같은 아파트형 공장 증가는 땅값 상승으로 기존 공장으로는 수익성을 맞추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개발업체 관계자는 "공단 내 지가는 평당 5백만∼6백만원에 달해 종전과 같은 단층형 공장으로선 수익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들 아파트형 공장이 늘어나는 것과 달리 도로망은 확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늘어나는 아울렛매장도 이 일대 교통을 마비시키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2000년 18개였던 할인매장은 현재 33개로 2배가량 늘었다. 앞으로 이곳 유동인구와 차량 통행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이 지역에 건립 중이거나 설립승인을 받은 아파트형 공장은 9개로 연면적 14만9백평에 이른다. 이 공장들이 완공되는 2004년께에는 무려 1천3백여개 업체가 새로 이곳에 들어오게 된다. 현재 입주업체는 1천2백29개사로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단지 내 도로확장 공사가 확정된 곳은 가리봉동∼제2공단 사거리의 2백10m구간 폭 5m 확장공사가 유일하다. 그나마 내년 하반기쯤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앞으로 2배 이상 늘어나게 되는 업체들의 물류를 지난 70년대와 80년대에 놓인 왕복 2∼4차선 도로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난개발에 대한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자 산자부와 지자체 등은 올들어 산업단지발전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해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