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오토바이 메이커인 혼다자동차가 125cc이상 대형 오토바이에 이어 2004년 상반기께 소형 오토바이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혼다의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국내 오토바이 시장이 상당부분 잠식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가뜩이나 외환위기 이후 내수 및 수출 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대림과 효성 등 국내 주요 오토바이 업체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소형 오토바이 국내진출 2004년께' = 혼다자동차는 2004년 상반기께 125cc이하 소형 오토바이 한국 판매를 시작한다는 목표하에 시장조사 등 본격적인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혼다자동차는 12일 "판매법인을 통해 한국으로 직수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기술과 서비스 등의 면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대림과 혼다의 기술제휴 계약기간이 만료, 양사가 동시에같은 기종의 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할 수 없다는 조항도 효력을 잃어 혼다가 국내 제품의 주종을 이루는 소형 오토바이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상태다. 혼다자동차는 올 상반기 한국에 판매법인인 자본금 30억원의 혼다모터코리아를설립, 125cc 이상 대형 오토바이 부분에서 먼저 한국 시장 공략에 포문을 열었다. 현재까지 130대 가량의 판매고를 올린 상태이며 내년 전국에 6개 딜러(판매대리점)를 설치한다는 계획 하에 이미 딜러 모집을 마쳤다. 혼다자동차는 내년 설치되는 판매대리점을 중심축으로 사전에 판매망과 유통망,서비스망을 충분히 확충한 뒤 국내 오토바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형 오토바이에도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혼다자동차는 "정확한 판매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을 중심으로 적극적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잠식우려로 국내업체 울상 = 혼다자동차의 소형 오토바이 부문 국내 진출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국내 업체들은 이에 따른 내수타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대형 오토바이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작아 올 상반기 시작된 혼다의 국내 진출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지만 국내 오토바이 생산의 90%이상을차지하는 125cc 이하 소형 오토바이의 경우 상황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세계 오토바이 시장의 5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혼다가 공격적으로 국내시장을공략할 경우 장기적으로 시장의 상당부분이 잠식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외환위기 이후 내수와 수출 부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해온 국내 업체들로서는 추가 수요 창출 부족으로 향후 시장 전망이 안 좋은 상황에서 혼다까지 밀려올경우 이중부담을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실제로 외환위기 이후 오토바이 수요는 50% 이상 급감한뒤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 올해 국내 오토바이 업체의 예상치는 내수 15만대, 수출 9만대로 외환위기이전 내수 30만대, 수출 12만대를 훨씬 밑돌고 있다. 국내 오토바이의 70%이상을 생산하고 있는 대림자동차공업은 "단기적으로는 경쟁력 면에서 국내 제품이 우위를 차지하겠지만 혼다가 거대한 유통 및 서비스망으로공략할 경우 장기적으로는 당해낼 재간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효성기계공업도 "중국산 오토바이의 경우 제품과 서비스면에서 아직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다지 큰 위협이 되지 않았지만 혼다는 경우가 다르다"며 "그동안 다져놓은 유통망과 판매망을 확충하는 대안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