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내부적으로 디플레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6일 보도했다. FRB의 주요 간부들과 민간 경제분석가들은 여전히 미국경제에 디플레현상이 생길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FRB의 앨런 그린스펀 의장과 정책입안자들은 지난 1999년에 디플레가 올 경우의 대응책을 검토해 왔지만 지금 디플레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고 있다. 6일 금리를 대폭 인하한 것도 경기의 회복을 위한 것이지 디플레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FRB 내부에서 점점 디플레에 대한 경계는 높아가고 있다. 리치몬드 연방은행의 앨 브로더스 총재는 디플레 가능성이 레이더에 잡히지는 않았지만 위험부담이 있어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도 최근의 경제상황이 디플레 진전 쪽으로 기울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주가가 지난 2000년초 이후 43%나 빠지면서 소비지출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주택값도 떨어지면 주택보유자들이 주택융자금을 상환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일반지출도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후버연구소의 밀턴 프리드먼은 디플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며 위험한 것은 인플레지 디플레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상당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디플레가 진전되면 미국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프라켄 대표는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줄고 공급이 과잉돼 가격이 떨어질 경우 향후 4년간 미국경제상황은 계속 악화되면서 실업률은 현재의 5.7%에서 7.5%로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건값의 지속적인 하락을 의미하는 디플레는 생산성의 향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문제가 다르지만 수요의 감퇴에서 빚어질 경우 가격을 계속 낮추며 소비를 줄이고 실업을 늘리는 악영향을 주게 된다. 지난 1929-1933년의 미국 경제대공황 때는 물가가 24%나 내리고 수천개의 은행이 도산하면서 실업률은 25%까지 치솟았었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