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은 외환위기가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 95년말부터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그러나 IMF관리체제하의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그룹 일부에서 도덕적 해이가 우려됐다. 이에 따라 지난 1월17일 인재양성을 중심으로 한 수익성 위주의 중장기 성장전략 "뉴 스타트(New Start)"를 선포했다. 인재양성에는 윤리가 하나의 축을 이룬다고 인식하고 윤리강령도 함께 발표했다. 두산의 윤리경영은 창업 1백6년의 기업 역사속에서 우러나온 것이기도 하다. 좋은 제품과 건전한 기업이 소비자의 이익과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원칙에 근간을 두고 있다. 미국 도나 우드 노던아이오와대 기업윤리학 석좌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윤리경영에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지만 윤리경영을 시행하지 않아 발생하는 비용은 더 막대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인식한데 따른 것이다. 두산의 윤리강령은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한다 거래상대방과 공동이익을 추구한다 신의와 성실을 바탕으로 일하고 법과 건전한 사회관습을 존중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요약된다. 두산은 특히 사소한 부정을 적발하는 게 아니라 체계적인 내부관리시스템을 통해 부정을 미연에 방지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거래선과의 공정한 거래를 권고하는 "이해관계 서술서","접대 및 금품수수 신고서" 작성 등의 실천수단을 적용하고 있다. 인간관계에 따른 불공정 경쟁의 관행이 지속적인 부정행위로 이어지지 않도록 팀장급 이상 간부와 임원은 반드시 이해관계 서술서를 작성해 사전에 신고토록 하고 있다. 이같은 "자기정화 방식"을 통해 형식적인 경쟁입찰이 아닌 실질적인 경쟁입찰을 실현하는 것이다. "원가절감"과 "부정방지"라는 두가지 토끼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한 셈이다. 또 경쟁입찰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있다. 나아가 공급선을 단순한 업자의 위치가 아닌 사업의 파트너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해 주고 있다. 아울러 윤리규칙에는 공정한 경쟁 및 차별적 대우 금지,선물 및 접대금지,투명한 경영,임직원의 책무 및 보상 등에 대해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윤리경영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내부관리 교육을 실시,조직에 적용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윤리강령을 기초로 한 이 교육을 앞으로 거래처나 고객 등 대외적인 접점에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구축해 놓은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은 투명한 내부관리를 위한 가장 효율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엄격한 내부관리로 부정을 방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두산은 윤리경영을 바탕으로 해 올해 5천7백억원으로 추정되는 영업이익을 2006년까지 2조원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