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감원한파가 거세지고 있다. 미국기업들이 발표한 10월 중 해고자수는 전월대비 2.5배 이상 급증했다. 일본도 9월 실업자수가 3만명 이상 늘어났고,유럽 역시 해고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업종별 대표기업들이 감원에 앞장 서면서 감원도미노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전세계 감원 도미노=고용인력 조사기관인 미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는 4일 지난달 발표된 미국기업의 감원자수가 17만6천10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 들어 월간기준으로 1월(21만2천7백4명)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코닝(세계 최대 광케이블업체·2천2백명)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스(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1천7백50명) 씨티그룹(미국 최대 은행·1천명) 등 업종별 대표기업 대부분이 감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JP모건체이스 살로먼스미스바니 등 투자은행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스위스-스웨덴의 전력 및 기계제조회사인 ABB가 지난달 4만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으며,독일 최대 전화회사 도이체텔레콤도 3년에 걸쳐 4만6천여명을 해고할 예정이다. 후지쓰가 지난달 자국내 공장에서 1천1백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일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스미토모미쓰이자산운용 이코노미스트 혼마 모토미추는 "일본 정부의 부실채권 대책이 발표되면 기업도산이 크게 늘어나 실업자가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주오지 중국 노동사회보장부장도 최근 "국영기업 개혁에 따른 감원으로 향후 수년간 고용시장 전망이 지극히 어둡다"고 지적했다. ◆순익증가는 감원 덕분=감원급증의 최대 원인은 경기전망 불투명과 매출부진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다리며 구조조정을 미루던 기업들이 예상보다 회복세가 둔화되자 다시 대규모 해고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들의 순익증가도 매출호조보다는 비용절감 때문이라는 지적이 우세하다. 실제로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 중 84%가 예상치 이상의 순익을 올렸지만,2백여개 기업은 전년동기보다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순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감원을 단행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