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PC업계에서 '보기드문' 공조체제가 구축됐다. 세계최대의 윈도 기반 PC메이커인 `델'은 30일 경쟁사인 `애플'의 인기 MP3 플레이어 `아이포드'(iPod) 판매에 들아간다고 발표했다. 델의 애플 뮤직 플레이어 판매 동참은 미 PC업계에서 `놀라운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양사가 그동안 상대방을 헐뜯는데 혈안이 돼왔었기 때문이다. 윈도용 컴퓨터 시장을 주도해온 델은 애플의 매킨토시와 PC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델은 5기가바이트(299달러)에서 20기가바이트(499달러)에 이르는 3개 `아이포드'모델을 판매하며 자체 웹사이트에서도 `아이포드'를 팔 계획이다. 애플사는 그동안 `아이포드' 소매업자를 늘리는데 주력해왔는데 이중에는 `베스트 바이'와 `타깃' 등도 포함돼 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는 델의 CEO 마이클 델이 구닥다리 베이지색 박스형 PC를 아직도 만들고 있다고 비난해왔고 델은 애플이 망할 것이라고 예견해왔다. 그러나 양측의 태도는 돌변했다. 애플은 이날 짤막한 발표문을 통해 "아이포드는 지금까지 대성공이었으며 우리는 더 큰 성공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델사의 제스 블랙번 대변인은 아이포드 판매 동참과 관련 "이는 양쪽에 다 좋은 기회"라고 화답했다. 델은 자체적으로는 MP3 플레이어를 만들지 않고 `아르코스'등 다른 회사 제품을 고객들에게 팔고 있다. 델은 `아이포드' 모델 중 윈도 기반 컴퓨터에 작동되는 것만 팔고 매킨토시와 호환성이 있는 모델은 취급하지 않을 계획이다. 애플은 지난 3.4분기중 윈도 기반 PC용 5만4천개를 비롯해 모두 14만개의 `아이포드'를 출하했다. (새너제이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