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연합(EU)이 기업 인수.합병에 대한 규제 공조 노력에서 진전을 이룬 것으로 30일 발표됐다. EU 집행위원회와 미 법무부, 그리고 미연방무역위원회(FTC)는 이날 브뤼셀에서책임자 회동을 끝낸 후 성명을 통해 "일련의 `공동규제 조항'을 마련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회동에 참석한 마리오 몬티 EU 경쟁담당 집행위원과 FTC의 티모시 무리스 위원장, 그리고 미 법무부의 찰스 제임스 반독점담당 차관보는 이번 합의가 "국제화 시대를 맞아 인수.합병에 대응하는데 `더 근본적인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합의 내용은 강제성을 띠지는 않는 것으로 설명됐다. 성명에 따르면 미국과 EU는 ▲인수.합병 기업에 대한 조사에서 처음부터 협조하며 ▲조사 일정에서 공조하는 한편 ▲민감한 내용을 포함한 제반 정보교환도 박차를가하기로 했다. 또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발표하기 이전에 개선책이 무엇인지도 상호 협력해 마련키로 했다. 성명은 이어 "기업 인수.합병이 미국과 EU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한쪽에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대책은 결국 다른쪽에도 긍정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EU간 인수.합병 규제 공조의 필요성은 지난해 EU가 미국의 하니웰과 제너럴 일렉트릭(GE)간 합병에 제동을 걸면서 부각됐다. 미 당국은 이미 양사간 합병을 승인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재판소는 지난 25일 프랑스 포장업계간 합병을 승인하는 판결을 내려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버틴 집행위에 또다른 타격을 가했다. 유럽재판소가 집행위의 인수.합병 제동을 기각하는 판결을 하기는 지난 5개월 사이 이번이 3번째다. (브뤼셀 AF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