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에서 열린 체첸 관련 회의를 둘러싸고 덴마크와 마찰을 빚었던 러시아는 유럽연합(EU)이 다음달 열릴 러시아-EU 정상회담 장소를 코펜하겐에서 브뤼셀로 변경함에 따라 회담에 참석하기로 동의했다고 안데르스 포그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가 28일 밝혔다. EU 순회의장국인 덴마크는 체첸 관련 국제회의를 허용한 것과 관련, 러시아가다음달 11일 코펜하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러-EU 정상회담에 불참하겠다고 위협함에 따라 회담 장소 변경에 동의했다. 라스무센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모스크바 인질극 사건은 (코펜하겐에서 열린)'세계 체첸 회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덴마크가 회의를 금지하지 않음으로써 테러소탕의 국제적 의무에 부응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일축했다. 그는 또 덴마크 정부는 테러근절을 위해 러시아 당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체첸 회의 참석자 중 누구든 테러리즘에 연루됐거나 불법 활동을 추구한 것으로 밝혀지면 덴마크 정부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그러나 러-EU 정상회담 후 가질 예정이었던 덴마크와의 개별 정상회담은 거부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덴마크 당국이 체첸 관련 국제회의를 허용한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덴마크 방문을 취소했다고 러시아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이 회의는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끔찍한 테러사건의 배후인 체첸 테러리스트들,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후원자들과 공범들이 조직하고 자금지원한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 계획은 이뤄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코펜하겐.모스크바 AFP=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