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객감동경영으로 고정시장을 확보하라 ] "쌀이 넘 맛있고 찰지고 쫀득쫀득해서 다시 신청해요. 울 애들과 남편이 살찌고 있어요. ㅎㅎ."(ID 최미경) "감사하는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쌀집아저씨) 충남 천안시 성환읍에 있는 인터넷 쌀 가게 '해드림'(http://www.ssal.co.kr)의 이종우 대표(48). 이 사장은 27일에도 게시판에 오른 고객 편지에 답신을 띄우느라 밤을 새우다시피했다. 배달이 늦은데 대한 소비자 불만 등 각양각색의 메일이 담겨 있다. 이 사장은 영업과 전혀 상관없는 편지에도 또박또박 답신을 보낸다. 이 대표는 "한.칠레 FTA(자유무역협정)에 이어 쌀시장 추가개방이 임박한 상황에서 농업도 가전업체나 레스토랑처럼 고정고객을 확보하지 않으면 설자리가 없을 것"이라며 "다행히 인터넷 덕분에 농업경영자들도 아이디어와 정성만 있으면 얼마든지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생활 20년을 청산하고 지난 96년 귀향한 그는 과학영농으로 벼농사에 승부를 걸었지만 낭패를 당했다. "아무리 품질 좋은 벼를 생산해도 정미소 등에 팔면 다른 벼와 섞이면서 품질은 온데간데 없어지면서 쌀값은 기대 이하로 떨어지지만, 소비자는 유통마진까지 얹혀진 비싼 값에 사게 되는 상황이 안타까워 발을 동동굴렀지요." 쌀유통의 불합리를 절감한 이 대표는 지난 99년 '온라인 직거래'를 시작했다. 그는 생산한 쌀을 일반유통경로에 보내지 않고 오로지 인터넷과 전화 팩스 주문만으로 판매하고 있다. 주문은 24시간, 연중무휴로 받는다. 오전에는 전날밤 12시까지 주문된 양만큼 바로 벼를 찧어 배달한다. 고객들이 언제나 햅쌀같은 밥맛을 즐길수 있도록 한다는 그의 마케팅 모토는 소비자들을 감동시켰다. 일반 쌀포장지를 버리고 플라스틱 코팅용지를 따로 주문해서 쓸 정도로 배달사고방지에 신경을 쓰고 있다. 인터넷 거래에서 생기기 쉬운 소비자불신을 없애기 위해 배달 후 반드시 e메일로 결과를 체크하면서 안부도 묻고 상품에 대한 반응도 조사한다. 현재 해드림의 단골고객은 5천명선. 이 대표는 "올해 작황이 안좋아 물량이 다소 감소했지만 가격이 그만큼 올라 작년 수준인 매출 5억원에 순이익 1억3천여만원 정도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정부 수매를 통해 팔았다면 순수익은 현재의 절반남짓했을 것"이라며 "보험회사 직원들이 보험상품을 팔듯 농업인들도 시장 한가운데서 정면승부를 걸어야 살아남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천안=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