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유가 하락은 6개월 이상 미국과 이라크간의 전쟁 기대감속에서 적극적 매수 행태를 보인 헤지펀드가 실망성 매물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이 22일 보도했다. 아울러 최근 들어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정책의 무게중심을 '전쟁불사' 쪽에서 '평화적 수단'으로 옮기면서 이같은 실망성 매도세가 더욱 가속화됐다고 이 신문은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의 파생상품 감독기관인 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2주동안 헤지펀드를 비롯한 대규모 투기세력들이 '매수' 포지션을 대거 청산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석유시장에서 대형 펀드들의 하루 '매수' 주문량은 '매도'보다 4천370만배럴 많았지만 지난 15일엔 매수와 매도간 격차가 1천820만배럴로 60% 가량 줄어들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도 지난 9월 배럴당 31달러를 웃돌았던 11월물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이 28달러선을 하회했다고 FT는 전했다. 뉴욕 소재 파네스톡의 파델 가이트 상임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지난 6개월동안 전쟁 쪽에 베팅을 했던 투자자들이 기다림에 지쳐 발을 빼고 있다"면서 "향후 3개월 이내에 개전 여부에 따라 헤지펀드의 투자 포지션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특히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원유시장을 빠져나온 헤지펀드들의 자금이 3~5개월간 증시로 몰리면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드레스드너 클라인보르트 바서슈타인의 폴 스페딩 애널리스트는 "석유시장에는'전쟁 프리미엄'이, 증시엔 '전쟁 디스카운트'가 존재한다"며 "미국의 군사행동이지연되고 있는데 따른 안도감이 증시에 단기적인 호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그러나 최근의 유가 하락이 이라크에서 전쟁이 발발하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유화적 발언은 유엔 결의안에 대한 지지를 얻기 위한 전술에 불과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