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뉴스 단말기 시장에서 로이터와 블룸버그간의 사업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사업모델과 고객 기반이 모두 비슷하지만 완전히 서로 다른 조직 및 사업 스타일로 향후 경제정보 단말기 시장에서 서로 다른 운명을 맞이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블룸버그의 시장점유율 잠식 업계 전문지인 인사이드 마켓 데이터 레퍼런스(IMDR)에 따르면 총 67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경제뉴스 시장에서 블룸버그의 점유율은 지난 1997년 이후 4년간 19.9%에서 무려 38%로 두 배 가량 확대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로이터 본사와 로이터가 인수한 브리지의 합산 점유율은 44%에서 46%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핵심 사업 부문에서 로이터는 블룸버그의 맹추격으로 근소한 차이를 근근이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로이터의 사업전망에 더 큰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블룸버그 성장 열쇠는 혁신적 사업 및 조직 문화 파이낸셜 타임스는 양사가 이처럼 희비 쌍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서로 다른 사업 및 조직 문화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로이터는 지난 수년간 경영진 물갈이를 통해 관료주의적이고 자족적인 분위기를 탈피하려는 노력을 부단히 해왔으나 투자자들의 평가는 아직 부정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이에 대해 "로이터의 사업과 조직 문화는 공무원 사회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반면 20년의 역사를 가진 블룸버그의 중역진은 월가에서 능숙한 협상자로 정평이 나있는 데다 신생 회사답게 공격적이면서 유연한 사업 전략으로 사업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이는 블룸버그 창립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현 뉴욕시장이 회사를 창립하기 전에 월가에서 채권 거래인으로서 근무하면서 체득한 특유의 경쟁 본능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블룸버그는 계약한 지 10분만에 결과가 나오지만, 로이터는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라고 FT는 평가했다. 이와 함께 양사는 규모면에서도 대별된다. 로이터는 전자증권브로커 시스템인 '인스티넷'을 제외하고도 직원 수가 1만6천명이지만 블룸버그의 전체 직원 수는 이에 절반에 해당하는 8천명에 불과하다. 로이터는 가격이 서로 다른 1천개 이상의 상품을 다루고 있는 데 반해 블룸버그는 오직 하나의 상품을 가지고 전세계적으로 동일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등 사업 다각화 보다는 내실을 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밖에 로이터는 경우 편집, 개발, 컨설팅 각 사업부가 다른 건물을 쓰고 있으나 블룸버그 뉴욕 본부와 런던 지사의 경우, 각 사업부가 밀집해 있어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또다른 성공 요인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심지어 로이터의 깔끔하고 정돈된 사내 분위기와 달리 블룸버그 최고 경영자의 집무실은 바로 시끌벅쩍한 영업팀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전망 IMDR의 존 맥콘빌 편집장은 오는 11월로 예정된 단말기 구독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블룸버그의 올해 전체 단말기 수가 16만3천400대에서 17만1천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와 달리 로이터는 31만5천개에서 30만개로 단말기 보급이 오히려 줄어들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