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기업들의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 발행이 활발해졌으나 신용도가 좋은 기업으로만 집중돼 기업간 자금조달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신용평가기관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이 회사의 CP신용평정유효기업(발행일로부터 1년6개월)수는 201개로 이중 77.6%(156개사)가 A3이상의 '투자등급'이었고 B급 이하의 '투기등급'은 22.4%(45개사)였다. 이는 예년의 경우 CP 발행 기업 분포가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이 비슷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 2000년 1월1일의 CP 신용평정 유효기업수는 투자등급과 투기등급이 56개대 62개였고, 2001년 1월1일엔 83개대 91개, 올 1월1일엔 85개대 82개였다. 회사채 발행 역시 우량기업으로의 쏠림 현상이 뚜렷했다. 지난 8일 현재 회사채 신용평정 유효기업(발행일로부터 만기까지) 293개사중 BB등급 이하의 투기등급은 31.3%(92개)였다. 이는 2000년 1월1일의 40.7%(93개), 2001년 1월1일의 39,8%(120개), 2002년 1월1일의 35.3%(280개)에 비해 투기등급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이다. 이처럼 투기등급 기업들의 CP, 회사채 발행이 부진한 것은 금융기관들이 운용자산의 부실화를 피하기 위해 우량기업 CP나 회사채만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기업구조조정이 촉진되는 효과도 있으나 사업전망이 있으면서도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만으로 자금조달이 막혀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우량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해 상당부분을 비상시에 대비한 현금으로 갖고 있거나 조건이 좋지않은 기존 부채감축에 활용하고 있는 반면 투기등급 기업들은 금융기관의 외면으로 투자에 쓰기 위한 CP나 회사채발행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