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장님 이제서야 저희를 찾아주시는 군요 크어 ~~영광임니돠!! 우리 뼈빠지게 고생했는데 모 없나요? 헤헤*^.^*" "사장님!방가방가.진짜 사장님이 계신거죠.TV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윤우 사장님..." "사랑하는 이윤우 오라버니 왜 이제서야 오세요.얼마나 보고 싶었는데요" 삼성전자 기흥공장 이윤우 DSN총괄 사장실에는 여직원들이 보낸 마음의 편지가 붙어있다. 커다란 종이에 붙어있는 이 편지에는 평소 얼굴조차 볼 수 없었던 "사장님"을 향한 현장 여직원들의 아쉬움과 바람이 솔직하게 묻어난다. 이 마음의 편지는 경영자와 일선 직원들 사이의 간격을 줄이고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실시한 "GWP(훌륭한 일터 만들기)"운동의 한 부분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총괄인 DSN은 메모리 비메모리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 등 사내 핵심 사업부 3개가 포함돼 있는 최정예사업부문. 임직원만 2만6천명에 이를 정도로 방대한 조직이다. 따라서 직원들은 늘 업무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자칫하다가는 업무 위주로 굴러가는 삭막한 조직이 되기 십상이다. 삼성전자 DSN총괄은 지난 90년대 중반 막대한 이익을 내면서 기업문화도 그에 걸맞는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는 문제를 느끼기 시작했다. 기업문화에 있어서는 선진업체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안팎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결국 컨설팅사 ADL(아서디리틀)로부터 진단을 받은 결과 관리자들은 오로지 성과달성에만 집착하고,종업원들은 업무를 수동적으로 수행하며,부서간에는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돼 있다는 결론이었다. 이에따라 지난 98년부터 훌륭한 일터 만들기 활동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의사소통을 원활히 함으로써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활동부터 시작해 전문적 성장을 위해 지원하고 인정하는 활동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가정생활과 직장생활이 조화될 수 있도록 하는 활동 공정한 평가와 보상을 해주는 활동 일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갖도록 해주는 활동 등 각 분야 별로 세부항목을 정해 실천해왔다. 어떤 활동이든지 CEO가 뛰어야 힘이 생기는 법. 이윤우 사장은 지난해 8월부터 매달초 전임직원에게 그 달의 경영방향을 제시하는 e메일을 보내고 있다. 처음에는 웃지못할 해프닝도 생겼다. 평생 처음으로 사장 메일을 받은 직원들은 자기가 구조조정 대상으로 정해진 줄 알고 오해했었다는 것. 이상완 LCD 사장은 매달 1~3회씩 부장에서 여사원에 이르기까지 10여명 정도를 초청해 도시락 간담회를 갖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직원들의 고충을 듣는다. 이 사장은 또 신입사원이 입사하면 "귀하신 자녀분을 이 곳 일터로 보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로 시작하는 편지를 사원부모들에게 보낸다. 반도체 라인에서는 여성 오퍼레이터와 남성 엔지니어 간에 크고 작은 마찰이 발생한다. 반도체 1라인은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을 마련해 이들이 서로 애로사항을 얘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처음에는 서먹했던 분위기가 사라지고 서로 상대방을 배려하게 된 것은 당연한 일. 반도체 경영지원실 인사팀에는 창구도 없고 직원도 없는 은행이 하나 있다. 이름하여 GWP은행. 이 은행의 상품은 감정계좌라는 적립식 상품이다. 부서원 누군가의 행동으로 내가 기분이 좋았다면 그 사람의 감정계좌에 나의 포인트를 입금해주면 된다. 매달말 "감정계좌 공유의 날"에 적립포인트가 제일 높은 직원이 사례를 발표하고 상품도 받는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