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불안이 심화됨에 따라 정치권도 대책마련에 부심하면서 한나라당은 초당적 비상경제대책기구 설치를, 민주당은여.야.정 정책협의회 재가동을 제안하거나 검토하는 등 경제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 방안 모색에 나섰다. 그러나 경제불안의 원인에 대해 한나라당과 민주당측이 상반된 진단을 내놓고 있어 앞으로 초당적 비상대책기구가 구성되거나 여야정 정책협의회가 재가동돼도 운영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는 11일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에 관한 한여야나 정권이 따로 없는 만큼 초당적 자세로 정부에 적극 협력할 용의가 있다"면서초당적인 비상경제대책기구 설치를 제안하고 "여.야.정은 물론 민간전문가와 경제단체가 참여해 경제안정 대책을 강구하고 행동에 옮겨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책기구는 (현 대통령) 임기말까지 성공적으로 운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경제.민생문제는 선심공약을 자제할 것"을 다른 대선주자들에게 제안했다. 이 후보는 그러나 경제문제 논의를 위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만날 용의에 대해선 "대통령과 만난다고 이런 문제가 풀어지는 것은 아니며, 직접 만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제2의 경제위기 가능성에 대비, 외환보유고와 단기외채, 재정상태 등에 대한 조기점검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는 데의견을 모으고 오는 14일 당차원의 특위를 구성, 정부와 민주당에 비상대책기구 운영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 선대위도 이날 오전 회의에서 최근의 경제불안 대책을 논의하고 여.야.정 정책협의회 개최 제안을 검토키로 했다. 임채정(林采正) 정책본부장은 "선대위 정책특별본부에서 정부측과 긴밀히 협조하며 사태를 예의분석하고 있다"며 "경제는 무엇보다 국민적 안정이 중요하므로 일단 2-3일 지켜본 후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몽준(鄭夢準.무소속) 의원은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경제심리를 안정시키는 것"이라며 "정치권이 극한 정쟁과 적대적 관계를 바로 잡아 국가적 관심사를 논의, 민심안정에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불안의 원인에 대해 이 후보는 "세계적으로 실무경제 전반이 어둡고 미국증시가 불안한 것도 원인이지만, 우리의 성장 잠재력이 4% 수준으로 떨어지고 정부재정이 취약해지는 등 기초가 나쁜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 임채정 본부장은 "현재 우리 경제난은 내부적으론 기본이 좋은데,미국의 대이라크 전쟁설과 외국증시 폭락등 외부적 요인에 기인한다"며 "경제는 무엇보다 심리적 안정이 중요한데 정치권이 너무 나설 경우 오히려 불안이 증폭될 염려가 있다"고 말했다. minchol@yna.co.kr (수원=연합뉴스) 김민철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