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쇠고기 위장 판매,제품결함 은폐 등 최근들어 일본에서 연달아 터지고 있는 유명 기업들의 대형 사고가 한국 기업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9일 '일본 명문기업들의 불상사와 교훈'이라는 보고서에서 "일본 기업들이 성과주의를 도입하고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직원들의 충성도가 떨어지고 있다"며 "외환위기 이후 한국 기업도 같은 상황에 직면해 있어 똑같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안전.환경기준이 강화됐는 데도 이를 무시하거나 △실적을 의식해 무리수를 뒀을 경우 △회사에 대한 충성심이 떨어진 직원들이 내부고발자로 둔갑하고 △대형사고 발생시 회사가 미봉책을 내놓았다가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을 때 대형 사고가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또 일본 기업들의 사고 유형을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 번째는 리콜이나 클레임을 당한 사실을 은폐하다 엄청난 손실을 자초한 유형으로 미쓰비시자동차를 대표적인 케이스로 꼽았다. 두 번째는 사고발생 초기 경영진의 대응방식이 적절하지 않았던 경우로 지난 2000년 일본 최대 유제품업체인 유키지루시의 식중독사건을 전형적인 사례로 꼽았다. 마지막으로는 일본 최대 종합상사인 미쓰이물산처럼 관청에 뇌물을 주다 걸린 경우로 회사측은 사태를 미봉하려다 기업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었다고 연구소는 분석했다. 구본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 기업도 부실공사 뇌물수수 등의 업무관행을 없애고 내부고발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만 대형 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