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언어와 문화를 일본에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교육콘텐츠 전문개발업체인 멀티화인테크의 이와사키 도시야(40) 실장은 한참 동안 얘기를 해봐도 외국인이라는 걸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그는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한다.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상품화해 수출하는 것이 그의 업무다. 1998년 멀티화인테크 설립 때부터 일해온 이와사키 실장은 이 회사가 최근 내놓은 한국어 교육 소프트웨어인 "스즈키가(家)의 한국어 대모험"을 연구.개발했다. 일본인 가족이 한국을 여행하면서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과정을 코믹한 시트콤 형식의 플래쉬무비로 제작한 어학CD다. 그는 실사 동영상과 애니메이션,그림 등 각종 요소를 통합하는 멀티미디어 작업을 총괄했다. 이와사키 실장은 "기획단계부터 참여해 실제로 수많은 CD를 보며 연구하다보니 반말과 존대말을 비롯해 거의 모든 한국어 표현을 달달 외우게 됐다"며 "함께 일하는 3명의 다른 일본인 동료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스즈키가의 한국어 대모험"은 한국의 풍습,문화,언어를 일본인의 입장에서 생생한 실제 상황을 통해 배울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고 밝혔다. 그는"한 마디로 가족을 대상으로 한 에듀테인먼트 제품"이라며 "지난 5월 정보통신부 주관의 디지털 컨텐츠 대상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과 완성도를 인정받아 이미 일본의 도서출판사인 광언사,소프트웨어 유통사 소프트뱅크커머스,독일 듀얼사 등에 총 35만달러 규모가 수출됐다"고 자랑했다. 그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웃음의 포인트가 달라 이를 조정하는 데 많은 신경을 썼다"고 덧붙였다. 이와사키 실장은 일본 동양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고 1994년 한국에 건너왔다. 벤처회사의 프로그램개발자로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같은 해 한국 여성과 결혼했으며 세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그에게 한국이 제2의 조국인 셈이다. 그는 "한국은 예의를 중시하면서도 사람간 따뜻한 정이 느껴지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아와사키 실장은 "한국에선 일본을 두고 가깝고도 먼 이웃이라고 말하지만 일본에는 68만명의 재일동포를 비롯해 한국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주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월드컵 이후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한국에 대한 일본의 관심을 감안할때 "스즈키가의 한국어 대모험"은 일본시장에서 큰 성장성을 갖고 있다는게 그의 얘기다. 이와사키 실장은 "9년동안 한국 생활을 하면서 어느덧 전통 떡 종류까지 구분할 정도로 한국의 문화와 풍습에 너무 익숙해졌다"고 밝혔다. 글=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