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에서 양쯔강을 타고 서쪽으로 약 1백50㎞ 떨어진 장지아강 항구의 푸사(浦沙)부두. 우뚝 솟은 40t 대형 크레인이 철강을 실은 화물선을 맞는다. 부두 길이만 1백44.5m. 1만t급 선박도 접안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다. 포스코의 중국 투자기업인 '장지아강 포항불수강유한공사'의 전용부두다. '양쯔강의 기적'을 일으킨 포스코 중국신화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포스코가 양쯔강으로 진출한 것은 지난 1997년 2월. 중국 화둥지역의 생산기지와 수출시장 확보를 위해 총 투자비 1억7천6백22만달러를 투입했다. 단일공사 기준으로는 한국기업의 대(對)중국 투자중 최대 규모다. 장지아강 공장이 본격 가동에 들어간 99년 첫해에 5백41만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 2000년과 지난해에는 1천만달러 이상의 순익을 냈고 올 순익규모는 1천4백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 3년간 이곳에서 한국에 보낸 이익배당금만 1천9백85만달러에 이른다는게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길수 법인장은 성공의 첫 요인으로 '상생(相生)전략'을 꼽는다. 포스코는 고객들에게 '한 번 관계를 맺으면 끝까지 함께 성장한다'는 믿음을 주고 있다. 고객사들이 제품 난에 시달리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를 한다. 대신 가격이 떨어지거나 공급이 넘칠 경우 고객은 이를 소화시켜 줘야 한다. 안정적으로 시장을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 특유의 현지화 전략도 또다른 성공 요인이다. 이 회사는 중국인 직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 3개월 단위로 20명씩 4개의 한국어 반을 운영한다. 필요한 직원은 한국으로 언어연수를 보내기도 한다. 포스코는 직원들에게 '포스코의 혼'을 심고 있다. 신입사원들에게 군부대 교육 등 스파르타식 훈련을 통해 포스코인의 자질을 함양시키고 포스코의 성공신화를 주입한다. 이 회사에는 몇 가지 금기어가 있다. '차부둬(差不多.별 차이 없다)' '마상(馬上.금방)' '지번상메이유원티(基本上沒有問題.기본상 문제 없다)' 등의 표현이다. 일을 대충 끝내는 안이한 태도나 모호한 일 처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포스코 양쯔강 공장은 지금도 풀 가동 중이다. 밀려든 STS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다. 그래도 모자란다. 작년에는 연간 공급능력(14만t)을 초과해 16만2천7백t을 생산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오는 2005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28만t으로 늘릴 계획이다. 포스코가 중국에서 제2의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장지아강=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