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지역의 29개 항만이 1일로 사흘째 폐쇄되면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대미 수출차량 5천대를 실은 배가 접항을 못하는 등 한국 수출업체들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은 1일 항만 운영자 및 국제통운회사들의 연합체인 PMA와 서부항만노조(ILWU)의 갈등으로 대미 수출물량의 3분의 2를 소화하는 서부지역 항만이 모두 폐쇄돼 한국 수출입 업체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KOTRA는 미주노선 양대 해운사인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지난달 30일 이후 하역 및 선적작업을 완전히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다. 현대자동차 미국 현지법인의 최재국 상무도 "2천2백대를 싣고 포틀랜드 항구로 들어오려던 3척의 배가 접항을 못하고 있다"며 "판매호조로 재고가 달리는 딜러들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진도의 곽영만 과장은 "컨테이너를 싣고 온 배 2척이 하역을 못해 캐나다나 멕시코 등으로 하역항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자동차 전자제품 등은 하역항을 바꿀 경우 관세 부담과 새로운 항만계약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대안을 마련하지도 못한 채 항만 폐쇄가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내륙운송업체인 KCC의 진 김 부사장은 "부두에서 하루 일을 하지 못할 경우 수출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1~2주일 가량 지속된다"며 "항만 폐쇄가 1주일 이상 지속될 경우 연말 특수를 예상한 의류 및 잡화 수출의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