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조선업계가 1일 새로운 합병회사 및 분사 기업 출범을 계기로 '환골탈태'했다. 일본 조선업계의 구조조정은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것이지만 특히 세계 조선시장의 70%를 공동점유하고 있는 한국 조선업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구체적인 감원계획 등이 발표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구조조정 효과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일본 조선업계가 경쟁력을유지하려면 업체간 추가 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본 조선업체들의 합병 및 분사는 2002회계연도 하반기가 시작된 10월1일을 기해 발효됐다. 히타치 조선과 철강메이커 NKK가 조선사업부문을 합병해 3천200명의 근로자를 거느린 '유니버설 조선'으로 출범했고 가와사키 중공업은 조선부문을 분사해 근로자1천750명의 `가와사키 조선'을 '진수'시켰다. 기계업체 이시카와지마-하리마공업(IHI)은 자사 조선부분과 스미토모중공업의군용선 사업부문을 합병해 근로자 2천명의 `IHI 머린 유나이티드'를 설립했다. '유니버설 조선'은 히타치 조선과 NKK의 조선부문 연간 매출액 합계인 1천500억엔선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히타치측은 "조선사업부문을 특화된 회사로만듦으로써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자본금 100억엔으로 출범한 '가와사키 조선'은 연간 900억엔 안팎의 매출을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 'IHI 머린 유나이티드'도 합병전 회사의 조선사업부문 연간매출총액인 1천억엔선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일본 조선업계의 합병 및 분사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보고 있다. 따라서 추가 합병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카이 도쿄 연구소'의 애널리스트 오다이라 미쓰유키는 조달비용 절감효과는있겠지만 "지금까지의 변화가 일본 조선업계의 경쟁력을 강화해줄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신코'증권사의 애널리스트 와카이 마사노리는 일본 조선업체간에 통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과 분사를 통해 감원 및 규모축소 등을 한층 손쉽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몇몇 조선업체는 국내외 경쟁 격화로 아예 조선업에서 손을 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일본에는 조선업체들이 너무 많다"며 회사수를 줄이는 게 더 합리적일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궁긍적으로 일본 조선업체들이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한국과 중국 조선업체들이 만들지 못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을 특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