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급속한 개혁.개방 움직임속에 북한정부가 발행한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경제개혁 조치가 성공할 경우 북한채권에서 '대박'이 날 수도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북한채권은 지난 70∼80년대 북한이 유럽 30개 은행으로부터 신디케이트론(은행 연대차관)을 얻어내면서 발행한 것이 유일하다. 이들 채권은 아직 전액 '상환불능' 상태여서 시장가격이 액면가보다 훨씬 낮을 수 밖에 없다. 주로 홍콩 등지에서 극히 소액의 물량이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방 17개국 1백여개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은행단이 21억달러에 달하는 북한 대출금을 회수하려고 90년부터 꾸준히 소송을 내고 있어 북한의 국제신용도는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통일부는 99년 국회에 낸 국정감사 자료에서 북한채권이 97년 액면가의 40%선에서 거래되다 98년 한국의 외환위기 여파로 32∼34%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99년 남북 서해교전 이후에는 액면가의 5%로 급락했다는 것이다. 북한채권은 거래규모가 워낙 미미하고 비밀리에 유통돼 최근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거래가격이 액면가의 10∼20% 수준을 넘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석삼 한국은행 북한경제팀 과장은 "남북경협이 활발해지는 시점마다 북한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액면가의 10% 미만에서 거래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계 투자은행의 한 딜러는 "북한채권은 유럽계 은행들이 대부분 보유하고 있고 팔려는 물량도 거의 보기 힘들다"며 "운좋게 채권을 사더라도 나중에 팔 곳이 마땅찮아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