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안정을 위해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발행, 운용하는 외국환평형기금이 올들어 발행규모 급증과 역마진의 '이중고'를 겪으면서 적자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26일 정부와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6천600억원대였던 외국환평형기금의 누적적자 규모가 올해에는 무려 1조5천억원선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현재 외평채 발행한도 3조원 확대를 위한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여서 한도확대분에 대해 실제 물량이 발행될 경우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평기금 적자규모가 1년만에 그간 누적액수보다 더 크게 확대된 이유중 하나는상반기부터 환율 급등락이 반복되면서 채권발행을 통한 시장개입이 늘어나 발행액이지난해 3조6천억원에서 5조원으로 급증한 반면, 2000년과 2001년중 매년 3조원이 넘던 상환규모가 3천500억원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외평채 발행잔액 규모가 14조원선에서 1년만에 4조6천억원 이상 불어나 18조6천억원을 넘어서고 있으며 정부가 추진중인 발행한도 3조원 확대가 이뤄질경우 이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조달금리인 외평채 발행금리와 운용금리인 한국은행 정기예치금리간 차이도 2000년과 2001년 1∼3%선에 불과했으나 정기예치금리가 급락하면서 최고 4%포인트가 넘는 역마진이 발생하고 있다. 외평기금의 누적적자는 기본적으로 환율안정의 '비용'인데다 차환발행을 통해적자보전이 가능하지만 적자규모가 커지고 누적될 경우 기금운용에 애로가 발생할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어느 정도의 달러약세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정부나 기업이 이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세우되 환율변동시 지나치게 외평채에 의존하는개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