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 특구는 라선(나진.선봉) 자유경제무역지대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자본주의 경제를 학습하는 실험실로 활용했던 선전(深土川) 등과 흡사하다. 그러나 라선시와 중국의 특구에 비해 진전된 것이 많다. ◆ 라선시와의 차이점 =신의주와 라선시 모두 서해와 동해에 면해 있어 물류에 이점이 있고, 국경지역이라는 점에서 중국, 러시아와의 교류에도 장점이 있다는 것이 유사하다. 그러나 여러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다. 우선 신의주 특구는 입법.사법.행정권을 보장해 독자성을 제고했다. 하지만 라선시의 경우 중앙정부에서 직접 통제해 성공할 수 없었다. 여기에다 라선시는 배후에 화학 철강 등 중공업 중심의 산업이 자리잡고 있어 외국자본이 진출할 가능성이 낮았다. 반면 신의주시는 경공업 중심의 공업이 주력산업이어서 외국기업들이 들어와 임가공 등의 사업을 벌이기에 유리하다. 북한을 둘러싼 국제환경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91년 라선시를 자유경제무역지대로 정할 때는 얼마 지나지 않아 북한의 핵문제가 불거져 외국자본의 북한 유입을 막았다. 이번에는 북한이 남한 중국 러시아는 물론 일본과의 적극적인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어 한반도를 둘러싼 전반적인 기류가 북한에 불리하지 않다. 오승렬 통일연구원 연구원 연구위원은 "신의주는 라선시와는 다를 것이지만 당장의 큰 이득은 어려울 것이고,결국 개성공단 특구 지정 등 남쪽과 맞물려야만 할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북한 경제발전의 열쇠는 북.미관계의 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중국특구와의 차이점 =중국은 지난 80년 선전(深土川)등 4개 지역에 처음으로 경제특구를 설정했다. 중국은 특구에 입법권을 부여해 독자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 외국 투자기업들에 안정감을 제공했다. 이는 북한이 이번에 신의주 특별행정구 기본법을 제정해 입법.사법.행정권을 특구에 일임하는 것과 닮았다. 신의주 특구법은 몇가지 점에서 중국보다 오히려 진전된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오 연구위원은 "북한은 이번 특구 기본법을 통해 신의주에 영사권을 주는 등 중국의 특구보다 앞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를 통해 북한은 신의주가 단순히 경제특구가 아닌 홍콩과 같은 경제발전의 배후지가 되길 바라는것 같다"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