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19일 민간은행들이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기업 주식 중 4조엔 어치를 오는 10월부터 1~2년에 걸쳐 매입한다고 발표했다.


선진국 중앙은행이 금융시장 안정을 이유로 민간기업의 주식을 매입키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행의 이같은 조치는 주가 폭락으로 민간은행들의 주식평가손이 급팽창,금융시스템 붕괴 위기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이 영향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던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가 이날 2.09%(197.56엔) 상승한 9천6백69.29엔을 기록했다.


일본은행의 매입 대상 주식은 미즈호홀딩스 미쓰이스미토모 등 11개 대형 은행과 4개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중 자기자본 초과분이다.


이들 은행의 자기자본은 지난 3월말 기준 17조3천억엔이며 보유주식은 25조6천억엔에 달했지만 4월 이후 계속된 주가 하락으로 그 차액이 약 4조엔으로 줄어들었다고 일본은행은 밝혔다.


일본은행은 주식을 최장 10년 정도 보유한 후 매각하며 의결권은 행사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또 매입 과정에서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상장 주식만을 사들이기로 했다.


하야미 마사루 일본은행 총재는 "주가 하락이 일본 금융시스템의 신뢰 회복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은행들이 보유중인 기업 주식의 가격 급변동이 은행 경영의 안정성을 해치고 있어 불안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위기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일본은행법은 주식 매입을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동법 제43조(다른 사업 금지)의 예외규정(총리와 재무상의 인가를 얻을 경우)을 적용하기로 했다.


당초 일본은행은 민간은행들의 자본력 확충을 위해 공적자금 투입을 적극 주장해 왔으나 정부내 반발에 부딪치자 주식평가손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재무구조 건전화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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