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이 상반기에 기록한 17조7천억원의 순익은 외환위기전 기준을 적용하면 18조원의 적자로 뒤바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원은 18일 `상반기 기업실적 호조의 허실'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 상반기 527개 상장사들이 사상 최고인 17조7천억원의 순익을 낸 것은 이자율과환율 덕분일 뿐 스스로 장사를 잘해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종년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외환위기전인 96년의 환율(달러당 783원)과 금리(연 11.2%)를 적용할 때 상반기 기업실적은 사실상 18조원 적자"라며 "일부 대기업의 두드러진 성과가 전체 기업경영이 개선된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상반기중 평균환율은 1천294원, 금리는 연 8.2%였다. 또 올 상반기 250조원을 넘었던 국내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139조원으로 급감하고 영업이익도 20조원 흑자에서 13조6천억원 적자로 뒤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반기 상장 제조기업의 부채비율이 사상최저인 117.5%를 기록하고 차입금의존도도 미국(38.6%), 일본(38.5%)보다 낮은 30.3%로 집계됐지만 전체 차입금중 단기차입금 비중은 98년 49.7%에서 상반기 54.8%로 늘어나 기업경영의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김 연구원은 "상반기 실적 개선에 자만하지 말고 하반기 이후 발생가능한 유가급등, 미국경제 재침체, 부동산값 하락 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